<미 업종분석>인터넷 생명공학 하락, 반도체 상승

by김홍기 기자
2000.03.21 08:11:53

20일 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 폭락 사태를 주도한 업종은 인터넷과 생명공학주였다. 이들 때문에 나스닥 지수는 사상 세번째 하락 비율 기록을 세웠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1월4일과 3월14일 사상 최고 폭락을 기록했었다. 나스닥 지수는 6일간 4일 하락했다. 인터넷 관련주의 하락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발행하는 주간지인 ‘배런스’ 때문이었다. edaily가 20일 오전에 보도했던 ‘배런스’ 내용은 인터넷 기업의 25%가 12개월 내에 현금고갈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수익 모델을 찾지 않으면 결국은 합병 되거나 도산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배런스의 보도가 나간 뒤 CD나우가 각각 16%, 17% 폭락했다. 메릴린치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홀더스 지수는 10.9% 떨어졌다. 인터넷 네트워크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도 하락했다. 아마존과 e베이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아메리카온라인과 야후는 소폭 상승했다. 생명공학주의 폭락에 대해서 스마트머니닷컴은 “인간 게놈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들이 언제쯤 수익을 올릴 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전통적인 기업가치 평가기준인 수익성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게놈 프로젝트 연구성과 공개 발표 내용을 이날 다시 투자자들이 기억해 낸 것이다. 하락률은 폭락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 셀레라 게노믹스는 21.5% 떨어졌고, 인사이트 파머세티칼스는 21%, 휴먼 게놈 사이언시스는 23%, 프로틴 디자인 랩스는 26%, 미리어드 제네틱스는 23% 폭락했다. 옴젠과 이뮤넥스, 바이오젠도 모두 하락했다. 나스닥 생명공학 지수는 9.2% 하락했다. 그래도 굳건히 버틴 종목은 반도체와 컴퓨터 업종이었다. STM은 5% 상승했고, 사이프레스 반도체도 8% 올랐다. 국내 반도체 업종 움직임의 기준이 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75달러 올라 133.6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베어 스턴스가 ‘중립’에서 ‘매수’로 등급을 올렸기 때문. 목표 주가는 225달러. 인텔도 올랐고, AMD도 상승했다.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신고점을 찍었다. 반도체가 오름에 따라 컴퓨터 주식도 덩달아 상승했다. IBM, 델 컴퓨터, 컴팩, 휴렛 패커드가 모두 상승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델 컴퓨터의 목표 주가를 55달러에서 71달러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금융주는 21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아니나 다를까 역시 떨어졌다. 금융주는 FOMC 회의 전날에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씨티그룹, J.P.모건 등이 모두 하락했다. 굳건히 주가를 지켜오던 소매금융 위주의 뱅크원과 웰스파고도 하락했다. ‘라이언 베크’의 매매 디렉터인 제이 서스킨드는 “FRB가 발표하는 성명이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듀폰과 다우케미칼 등 화학 업종은 상승했다. 원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관련 기업은 대부분 하락했으며, 제약주도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보스턴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보겔장 사장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약간의 조정기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이날 4.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