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가결과 정국 불안 완화…환율 1400원 급락 기대[주간외환전망]

by이정윤 기자
2024.12.15 07:00:00

지난주 탄핵 부결에 1430원대 지속
14일 尹탄핵 가결, 180일내 탄핵 결정
“비상계엄 사태 전 레벨로 되돌림” 전망
이번주 12월 FOMC·BOJ 회의 주목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비상계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치솟았던 만큼, 이번주에는 계엄 전 레벨로 되돌림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환율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주 환율은 1430원 전후를 오갔다. 주 초반 원화는 주말 사이 있었던 탄핵소추안에 대한 결과를 소화하면서 불확실성 정국이 이어짐에 따라 통화가치 절하 흐름이 지속됐다. 정부의 적극적인 환시 개입 의지에도 불구하고, 4000억달러 근처로 떨어지고 있는 외환보유고 등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작용하면서 환율 낙폭은 제한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세 번째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중 3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따라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 결정을 받아들이면 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헌재가 기각할 경우 탄핵안은 즉시 파기되고 윤 대통령은 국정에 복귀할 수 있다. 헌재가 파면을 결정한다면 그 결정 시기에 따라 이르면 내년 4월, 늦게는 내년 8월 조기 대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다면 환율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지난 3일의 비상계엄 사태 전 레벨인 1390~1400원 레벨까지 내려갈 듯 하다”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면 환율이 당분간 1430원 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경우에는 트럼프 취임 이후 추가적으로 나타날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인해 2025년 상반기 환율 레벨이 올라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환율이 1400원 초반대로 안정돼야 내년 환율에 대한 부담이 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9일에는 12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다. 이번달 연방준비제도( (Fed·연준)의 기준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하는 확실시 된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함 강조 발언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미국 경제 자신감 등은 내년 점도표와 주요 지표 전망치에 있어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내년도 목표금리 중간값을 3.4%를 전망하고 있어 네 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2.0%, 실업률을 4.4%, 근원PCE 물가를 2.2%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연준의 내년도 목표금리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에 대해서 금융시장에서는 두 차례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인하 기대감이 대다수인 FOMC와는 별개로 일본은행(BOJ)의 정책 결정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컨센서스 또한 인하 또는 동결 한 가지로 의견이 수렴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BOJ가 12월 금리 동결을 진행할 시 다음 회의인 2025년 1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블룸버그 서베이 기준 내년 1월 내에 금리 인상을 진행할 확률은 96%다. 금리 동결 우세에 따라 달러·엔 환율은 대외 달러 강세 압력에도 상방경직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1월 금리 인상에 대한 확신이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달러·엔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1400원 초중반대를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윤 대통령 탄핵 가결에도 불구하고 정치 불확실성을 선반영한 만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고, 대내 요인보다 대외 달러화 가치에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미국이 25bp 금리인하와 더불어 점도표 상향 조정을 할 것으로 보고, BOJ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이벤트들이 예상대로만 나와주고, 탄핵까지 결정된다면 이번주 환율은 하락 압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