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엄벌...이혼 4년된 전처에 흉기 휘두른 경찰 [그해 오늘]

by김혜선 기자
2024.07.24 00:00:02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9년 7월 24일. 경기도 도심의 한 아파트에서 대낮에 잔혹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범인과 20여년간 결혼 생활을 했던 전처(당시 57세)였다. 오랫동안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범인 A씨(당시 54세)는 왜 전 아내에 흉기를 휘둘렀을까.

두 사람은 지난 1991년 결혼해 24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5년에는 결국 협의 이혼을 하게 됐고, 그로부터 4년을 동거하며 살았다. A씨는 평소 아내에 폭언을 퍼붓거나 외도를 의심하는 등 가정 폭력을 해왔고, 아내는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살았다.

결국 A씨는 그 해 6월부터 전처와 별거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A씨는 전처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하며 이혼할 때 이전해준 재산을 다시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범행 당일, A씨는 휴가를 내고 전처의 집을 찾아와 “같이 죽자”며 유서까지 썼다. 두려움에 떨던 전처는 A씨가 안방으로 이동하는 사이 현관문을 열고 도망쳤다.



전처가 도망가는 것을 본 A씨는 분노에 휩싸여 그의 머리채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주방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고 여러 차례 휘둘렀다. 전처는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바닥으로 쓰러졌고, 그대로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함께 근무한 직장 동료 등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면서도 A씨에게 권고형인 징역 16년보다 더 높은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해 자식들도 A씨에게 엄벌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칼로 찌르던 중 그 칼날이 부러지자 주방에서 다른 칼을 가져와 피해자를 계속하여 찌르는 등 그 범행수법 또한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경찰공무원으로서 법을 엄격히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본분을 망각한 채 이와 같은 중대한 범행을 저질러 경찰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기까지 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