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카톡 먹통 사태, 통신 인프라ㆍ재점검 보완 계기 삼아야

by논설 위원
2022.10.17 05:00:00

지난 주말의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정보통신 강국’을 자부해온 한국의 통신 인프라 현주소를 돌아보게 한다. 정보통신의 토대 중에서도 토대인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났다는 것도 그렇고, 화재 진압 후 서비스 복구에 날을 넘길 정도로 오래 걸렸다는 것도 그렇다. 국내 메신저 시장 점유율이 80% 후반인 카카오톡이 먹통이 돼 수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입었다. 주말이 아닌 평일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등 국가적 위기 시에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면 훨씬 더 심각한 혼란이 빚어졌을 것이 분명하다.

사고는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SK C&C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이곳에 데이터 보관과 관리를 위탁한 카카오 계열의 서비스가 일제히 마비된 데서 비롯됐다. 카카오톡에서는 메시지 전송이 안 돼 이를 업무용 메신저로 사용하는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톡으로 예약이나 주문을 접수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받는 자영업자들은 주말 영업을 망쳤다. 카카오T와 관련 택시기사용 앱도 먹통이 돼 기사들이 아예 콜을 받지 못했다.



이번 화재는 전기 시설에서 발생했다는데 도대체 데이터센터처럼 중요한 인프라의 전기시설을 평소 어떻게 관리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SK C&C는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선 관계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화재 발생 다음날까지도 서비스가 복구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카카오가 납득할 만한 설명과 함께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 주된 원인은 계열 서비스 데이터량이 막대함에도 서버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한 곳에만 집중시키고 충분히 분산시키지 않은 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리스크 대비에 소홀했던 안일한 사고와 무책임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이번 사태는 국가 정보통신 인프라의 취약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대로 놔두어서는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삶과 국가 안보에 위태로운 요소로 남을 것이다. 사태를 정보통신 인프라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데이터센터를 국가적 재난관리 체계에 편입하는 입법이 몇 년 전 추진되다가 무산됐는데 이를 다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