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작대기 검색하니 마약판매글 주르륵…삭제엔 35일 걸려

by정다슬 기자
2022.10.09 08:00:00

코로나19로 마약유통건수 증대
이미 지난해 신고건수 넘어서
담당자는 2명뿐…"예산·인력 확충 기대감"

사진=트위터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마약을 뜻하는 ‘아이스’, ‘작대기’, ‘캔디’. 트위터에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의심스러운 게시글이 주르륵 나온다. 대부분은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유도한다. 트위터는 불특정 다수를 이끌어내기 위한 광고판이 되고 서버가 해외에 있다. 암호화가 지원되는 텔레그램은 마약 거래를 위한 가게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광고판을 지우는데 평균 35일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에 올라간 게시글 등을 심의·규제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마약 유통과 관련된 담당 인원은 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마약유통정보가 폭증하고 식약처나 수사기관에서 전달하는 마약유통정보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미 올해 8월 신고된 건수가 지난해를 넘어섰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약 유통 정보를 조속히 삭제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력의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방심위의 마약유통정보 삭제 절차는 신고가 들어오면 불법성 여부를 판단하고 위원회에서 시정결정을 내리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사업자들에게 삭제요청을 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마약의 은어를 뜻하는 다양한 단어들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단순 필터링으로는 걸러내기 어렵고 결과적으로는 사람의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만큼, 인력 충원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6일 열린 국회 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연주 방심위원장은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성범죄단이 출범하면서 디지털 성범죄물 처리가 24시간 내 가능해졌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약 전담 인력과 도박 전담 인력을 각각 5명씩, 6억만 더 주시면 5일 이내로, 각 10명씩 14억을 주시면 디지털성범죄처럼 24시간 내 처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자 심의 역시 빠른 처리를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 사항이다. 통신 심의를 위해서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 의결을 해야 하는데 매번 오프라인에서 회의를 열어 의결을 받는 것은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재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전담 소위원회와 전자심의시스템을 도입해 처리 속도를 끌어올렸는데 마약유통 정보 역시 이 같은 제도가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최근 5년 새 마약 밀수 단속량은 2017년 69.1kg에서 2021년 1270.5kg으로 18배나 급증했다. 특히 마약사범 중 1020세대가 1537명에서 3816명으로 2.5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더이상 우리 사회의 마약 유통 게시글을 방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방심위 관계자는 “온라인 내 마약 유통 정보는 빨리 처리되면 처리될수록 좋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애를 쓰고 있다”면서 “최근 국회 등에서도 공감대를 커지고 있어 내부에서도 예산안 증대 등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