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지나면 휴면예금, 못찾나요?”…잠자는 내돈 찾는 방법은

by황병서 기자
2022.02.19 02:00: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몇 년 전 주거래 은행을 변경한 A씨는 그 전에 거래은행에서 가입했던 적금상품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최근 웰컴저축은행에서 이달 28일 휴면예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할 예정이라는 공지사항을 올린 것을 보고 나서야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과거에 가입했던 적금 상품이 있다는 것은 생각이 났으나 어떤 은행이었는지 떠오르지 않아 확인 하려니 막막했다. A씨는 “당장 어디에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다”면서 “혹시나 휴면예금이 서금원 출연금으로 넘어가면 찾을 수 없는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은행, 저축은행 등이 매년 2월 말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예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가운데, A씨처럼 과거에 저축해둔 돈이 생각나 못 찾을까봐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은행명이라도 알면 전화해서 알아볼 수 있으나, 오래된 기억에 은행명 등이 생각나지 않으면 A씨처럼 골치 아플 수 있기 때문이다.

A씨가 찾고자 하는 휴면예금이란 관련 법률 규정이나 당사자 약정에 따라 채권 또는 청구권 소멸 시효가 완성된 예금, 수표, 보험금 등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은행, 저축은행 등에 예금·적금 후 거래가 없는 기간, 즉 소멸시효(은행예금은 무거래 5년·보통예금 10년)에 따라 휴면상태가 된 계좌다. 보험금의 경우 만기 또는 보험계약 해지일 후 3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된 환급금이다. 주인이 존재 자체를 잊고 오랜 기간 찾아가지 않은 돈이라고 보면 되는 셈이다.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등은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예금은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출연돼 제도권 금융사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의 자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금융사들은 진흥원과 협약에 따라 매년 2월 휴면예금을 출연해오고 있다.



휴면예금이 서금원으로 출연되기 전에 가장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거래했던 은행명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다. 은행 등도 요청하면 바로 지급해 드리겠다고 공지하고 있다. A씨의 사례처럼 웰컴저축은행도 지난달 26일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찾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측은 “휴면예금이 출연되기 전에 요청하면 지급해드리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거래했던 금융사가 생각나지 않을 경우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해당 서비스에는 휴면 예금·보험금 찾기 서비스가 있어,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1금융권, 2금융권, 증권사, 휴면보험금, 신용·체크카드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휴면예금을 찾을 수 있을 뿐더러 본인이 사용하는 계좌로 이체까지 바로 할 수 있다. 어카운트인포를 통해 돈을 찾은 B씨는 “30년 전에 가입한 단위 농협 조합원 가입비가 몇 십만원 있어서 찾았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진흥원 휴면예금 조회 서비스.(이미지=홈페이지 캡처)

서금원으로 출연된 이후에도 휴면예금을 찾을 수 있다. 서금원 관계자는 “출연된 자금을 가지고 운용을 하며 생긴 수익으로 저소득층 돕기 등에 사용한다”며 “출연된 자금은 원금처럼 그대로 있어 금용소비자들이 언제든지 서금원을 통해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금원은 서민금융진흥원 앱 또는 ‘휴면예금 찾아줌’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경우 1000만원 이하인 경우 영업점 방문 없이 찾을 수 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도 휴면예금을 조회하고 지급 신청을 할 수 있다. 서금원에 따르면 금융 소비자들이 지난해 휴면예금 찾아줌 서비스를 통해 2574억원의 휴면예금을 찾아갔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