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배진솔 기자
2021.09.10 05:00:00
세다 메믹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교수 인터뷰
TSMC 116조원vs인텔 110조원vs삼성 150조원
"반도체 부족 1년 더…자원 할당·의사결정 중요"
"삼성 美파운드리 제2공장 텍사스 테일러 적합"
"반도체 슈퍼사이클, 성장·판매 기회 지속할 것"
[이데일리 이준기 배진솔 기자]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쥐려는 기업은 투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세다 메믹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는 9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및 서면 인터뷰에서 “인텔은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기술적 노하우와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미국 정부)와의 협력 체제도 갖추고 있는 곳”이라며 “삼성 역시 최근 발표한 투자로 새 에너지를 창출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된 뒤 삼성은 3년 동안 총 240조원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반도체에는 150조원을 투입한다. 삼성과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인텔 역시 이에 질세라 10년 동안 총 950억달러(약 11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팹(반도체 생산라인) 확장에 불이 붙었다.
메믹 교수는 “능력 있는 지도자라면 투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의 승자는 결국 ‘쩐의 전쟁’으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팔을 걷고 나선 상태다. 인텔은 앞으로 최대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투자해 유럽에 최소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지난 3월 200억달러(약 23조 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한 이후 6개월 만에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메믹 교수는 “향후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반도체 기업들은 새롭게 확장한 반도체 제조 시설에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투자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또 다른 핵심 요소는 한정된 자원을 할당하고 수요를 예측하는 것에 고도로 최적화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도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대담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며 차량용 반도체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파운드리 분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텔이 베팅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텔뿐 아니라 삼성전자,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각각 100조원이 넘는 설비 투자를 집행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TSMC는 지난 4월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 3년간 1000억달러(약 116조원)를 투입하기로 했고 삼성은 지난달 24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일환 중 하나로 170억달러(약 19조원)를 들여 미국에 파운드리 제2공장을 건설할 예정인데, 아직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메믹 교수는 “인텔이 미국에 이미 애리조나주 공장을 선점했다”며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할 곳은 텍사스가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미국 텍사스주 월리엄슨 카운티는 삼성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재산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법을 만장일치로 승인, 사실상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이 텍사스 테일러시에 들어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 신규 공장 부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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