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라디오` 팟캐스트, 시장 성장..업체·플랫폼↑

by김유성 기자
2017.06.19 04:12:00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서비스 시작 5년만에 1만개 방송 돌파
네이버도 관심 보이며 300억 투자 계획 밝혀..경쟁 서비스 늘어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음악 파일 다운로드·스트리밍 비중이 컸던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팟캐스트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영상 콘텐츠보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광고 플랫폼으로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인기 팟캐스트는 지상파 라디오 프로그램 못지 않은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팟캐스트 시장 성장으로 관련 플랫폼 생태계도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호스팅·큐레이션 업체 ‘팟빵’ 외 NHN엔터테인먼트의 벅스뮤직이 팟캐스트 플랫폼 ‘팟티’를 시작했다. 네이버가 올 1월 음성 콘텐츠 플랫폼 ‘오디오클립’을 시작하고 300억원 투자 계획까지 밝히면서 국내 팟캐스트 시장의 성장세 또한 가파라질 전망이다.

팟캐스트는 일종의 인터넷 라디오다. 애플의 음원 플랫폼 아이튠즈에서 2004년 시작됐다. 음악 파일처럼 mp3 등 음원 파일 형태로 유통된다.

지난 5월 팟빵은 팟캐스트 방송 1만개를 돌파했다. 서비스를 시작했던 2012년 3월 이후 5년 2개월만이다. 팟캐스트 개설 숫자 증가 추이도 가파라지고 있다. 2013년 706개정도였던 방송 개설 수가 2015년 1945개, 2016년 2089개가 됐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대선이 관심을 받으면서 팟빵 방송 개설 수는 더 늘었다.

팟빵에 따르면 매일 팟빵을 방문하는 방문자 수는 25만명이다. 월간 기준으로는 60만명이다. 팟빵을 통한 팟캐스트 재생 수는 3억건 가량이다. 유튜브와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국내 팟캐스트 플랫폼 중에서는 최대다.

팟빵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이데일리DB)
김동희 팟빵 대표는 “모바일 시대 팟캐스트 시장 또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오디오 콘텐츠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가 부각되면서 팟캐스트가 더 관심을 끌게 됐다”며 “예전 워크맨에서 음악을 듣던 정도에서 넘어 새로운 오디오 콘텐츠를 내놓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임재윤 MBC 라디오PD도 한국방송협회가 펴낸 ‘방송문화’ 2017 봄호 기고문에서 AI 스피커가 대중화되면 팟캐스트·음원 등의 오디오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AI스피커를 통하면 “팟캐스트 틀어줘” 같은 음성 명령만으로도 원하는 팟캐스트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임 PD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 스크린과 시각에 의존해 인간과 소통하는 기기들이 일상적으로 추가되고 있다”며 “사람들이 그간 잊고 있었던 오디오 콘텐츠의 매력과 효용을 발견하고 습관화할 기회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팟캐스트에 붙는 광고 시장 또한 커지고 있다. 시사 평론가 김용민은 전업 팟캐스터로 활동하면서 지상파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못지 않은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기준 광고 매출 규모만 3000만~4000만원 정도 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음성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기술 지원을 위해 매년 100억원씩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글을 음성으로 자동 변환하는 음성 합성(text to speech·TTS),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 ‘아미카’ 등 음성 관련 기술을 보유한 네이버는 향후 기술 기반의 오디오 콘텐츠 등의 제작을 지원하며 오디오 형태에 적합한 새로운 실험들을 이어가며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6월 현재 네이버의 오디오클립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인문, 어학, 경제 등 각 전문화된 분야에서 119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최상위 채널의 구독자 수는 2만1147명이다.

지난 2월에는 벅스뮤직이 팟티를 출시했다. 팟티는 애플 아이튠즈에 있는 팟캐스트 목록중 괜찮은 방송을 사용자에 추천해준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녹음해 올릴 수 있는 팟캐스트 플랫폼을 지향한다.

지상파 라디오도 팟캐스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앱을 통한 라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팟빵 등의 팟캐스트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팟캐스트 플랫폼 내 방송 순위에 대해서도 민감해질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