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렌탈+금호고속' 패키지 딜 성사 여부 시선집중
by김영수 기자
2014.08.14 06:0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KT(030200)렌탈 인수전이 뜨겁에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금호고속과의 패키지 딜 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T렌탈 인수자가 금호고속을 동시에 인수해 고속버스 임대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를 동시에 인수하는 비용이 1조원을 웃도는 등 만만치 않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그룹 계열 대기업 또는 펀드레이징 능력이 뛰어난 국내외 대규모 사모펀드(PEF) 중심으로 눈독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금호고속을 되찾으려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지만 금호고속 매각가가 6000억원 이상을 웃돌 경우 우선매수청구권(같은 조건이면 먼저 사들일 수 있는 권리) 포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예비입찰을 앞두고 있는 KT렌탈에 대한 인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매각주관사로 선정된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 CS)가 잠재적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IM(투자설명서) 배포 및 로드쇼를 진행하고 있다. IB업계는 KT렌탈 매각가를 7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렌탈은 KT그룹이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알짜 계열사로 전신은 금호그룹이 운영했던 금호렌터카며 2010년 KT그룹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3000억원에 인수됐다. KT렌탈은 지난해 매출 8852억원, 영업이익 970억원, 순이익 323억원을 올렸고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진입이 유력시된다.
현재까지 SK그룹, GS그룹, 롯데그룹, 한국타이어, 교원그룹 등 대기업과 함께 한앤컴퍼니, 칼라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IMM PE, KKR 등 PEF가 인수전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JP모간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이다.
특히 SK네트웍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그룹은 인수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렌탈업계 4위인 SK네트웍스(점유율 6.4%)가 KT렌탈을 인수할 경우엔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서면서 13.3%인 2위 AJ렌터카를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상반기 에너지ㆍ자동차사업 부문 스피드메이트 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렌터카사업부를 별도의 사업본부로 승격시키고 법인사업과 단기렌탈, 개인장기렌탈 등 5개 지원사업부서를 설치하는 등 렌터카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경영전략을 세운 상태다.
유통·금융·관광 등 다양한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돋보이는 롯데그룹도 KT렌탈을 통해 전국에 퍼져 있는 유통매장에서 자동차 정비 및 카셰어링 사업을 벌일 수 있는 등 다양한 시너지가 가능한 만큼 인수전 참여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는 특히 KT렌탈과 함께 매물로 나와있는 금호고속에도 주목하고 있다. KT렌탈과 함께 금호고속을 동반 인수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금호고속은 국내 1위 고속버스 기업으로 KT렌탈을 통해 고속버스 임대사업을 할 경우 시장에서의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렌탈업계 1위인 KT렌탈에서 고속버스 임대사업을 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KT렌탈과 금호고속을 동시에 인수한 후 기업가치를 올려 매각하면 수익률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KT렌탈과 함께 동반 인수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금호고속을 되찾으려는 박삼구 회장의 의지도 강한 것도 변수다.
문제는 가격이다. IB업계는 현재 금호고속 매각가로 6000억~80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매년 수 백억원의 현금 이익을 창출하는 데다 안정성까지 보장된 사업이기 때문이다.
인수가로 2000억~30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서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현금이 33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매각가가 6000억원대에 형성될 경우 출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매각가가 6000억원을 웃돌 경우 금호가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한 일부 대기업 그룹 또는 대형 PEF가 ‘KT렌탈+금호고속’ 패키지 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금호아시나그룹이 금호고속을 인수할 여력이 없을 경우 KT렌탈 인수자가 금호고속 인수전에도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