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4.03.14 06:00:00
월 판매량 50만대 돌파, 2011년 출시 이후 100배 성장
내년 초 100만대 넘어설 듯, 반도체 사업 효자로 우뚝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개인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판매량이 월 50만대를 돌파하면서 올해에만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년간 개인용 SSD 시장이 가격 인하세와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차세대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의 개인용 SSD가 매월 50만대 이상 팔려 나가고 있다. 지난 2011년 1월 출시한 첫 개인용 SSD 제품의 판매량은 월 5000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2년 반 만에 10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로 기존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보다 정보 탐색 시간 및 반응 시간이 짧고 읽기와 쓰기 속도도 최소 3배 정도 빠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인용 SSD의 판매량이 월 50만대를 넘어선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공개하기 어렵다”며 “주력 제품인 에보(EVO)와 프로(PRO) 시리즈가 호평을 받으면서 판매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에보의 용량은 250GB(기가바이트), 500GB, 1TB(테라바이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프로는 256GB와 512GB로 나뉘어 팔리고 있다. 현재 250~256GB는 20만원대, 500~512GB는 50만원대, 1TB는 75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판매 비중은 250~256GB 60%, 500~512GB 30%, 1TB 10%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매월 개인용 SSD 판매로 벌어들이는 매출은 1600억~17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삼성전자의 개인용 SSD 판매량이 월 1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SSD 가격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연간 3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SD는 전형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512GB 제품의 경우 64Gb(기가비트) 용량의 낸드플래시가 64개 사용된다. 1TB 이상의 제품에는 100개 이상의 낸드플래시가 필요하다. 낸드플래시를 낱개로 파는 것보다 SSD로 묶어 파는 게 훨씬 이득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시장에서 주로 판매된 SSD는 32GB나 64GB 제품이었지만 삼성전자는 용량이 훨씬 큰 고성능 SSD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은 25.2%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인텔(19.6%), 샌디스크(13.7%), 도시바(10.5%), 마이크론(8.9%)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용 SSD가 인기를 끌면서 전체 SSD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SSD 시장 규모가 올해 119억8300만 달러에서 오는 2017년 203억40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도 낮아져 올해 이후부터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SSD의 개당 평균 가격은 지난해 160달러에서 올해 14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뒤 2017년에는 100달러 내외로 인하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공장에서 3D V낸드 제품 양산을 시작하면 고용량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돼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앞으로도 업계 최고의 품질 수준을 유지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SSD 대중화를 주도하며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