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12.07 06:04:52
3대지수 1%안팎 상승..다우도 1만6천선 재탈환
GM, 구제금융후 첫 40불 돌파..빅 랏츠는 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엿새만에 큰 폭 반등에 성공했다. 고용지표를 비롯한 경제지표들이 동반 호조를 보이며 양적완화 축소 우려마저 상쇄시켰다. 다우지수는 다시 1만6000선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00선을 각각 상향 돌파했다.
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98.69포인트, 1.26% 상승한 1만6020.20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9.36포인트, 0.73% 오른 4062.52를 기록했고, 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20.06포인트, 1.12% 뛴 1805.09를 기록했다.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인 것이 상승을 주도했다. 11월중 비농업 취업자수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20만3000명에 이르렀고 실업률도 5년만에 가장 낮은 7.0%로 개선됐다. 또한 10월 개인 소비지출도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고, 12월 소비자 신뢰지수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고용지표가 고무적이며 경제지표가 이처럼 개선되는 상황에서 연준은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당장 12월에 축소가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큰 악재가 되진 않았다.
유럽에서도 독일의 11월중 제조업 수주가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지만, 영국의 빈스 케이블 기업혁신기술부 장관이 “올해 경제가 2%까지 성장할 수 있으며 내년에는 2.5%로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힌 것이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살아나면서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가 14선 아래까지 내려갔다.
개별 종목별로는 예상보다 부진한 4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은 아메리칸이글 아웃피터스가 10% 이상 하락했다. 또 저조한 3분기 실적을 내놓은 뒤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캐나다 사업도 접기로 한 빅 랏츠가 13% 이상 추락했다. 또 얼타살론 코스메틱 앤 프래그란스는 실망스러운 실적 탓에 20% 이상 하락했다.
반면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자동차 판매 실적 호조 덕에 강세를 이어가며 3% 이상 올랐다. 주가는 지난 2010년 11월 구제금융 지원 이후 처음으로 40달러선을 돌파했다.
◇ 美, 20.3만명 ‘깜짝고용’..실업률도 5년래 최저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취업자수가 두 달 연속으로 20만명 이상 증가했고 실업률은 7.0%까지 낮아져 무려 5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고용경기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 11월중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20만3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8만명이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은 물론이고 앞선 10월의 20만명보다도 더 늘어난 것이다. 앞선 10월 취업자수는 종전 20만4000명에서 소폭 하향 조정된 반면 9월 수치는 16만3000명에서 17만5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민간부문에서 취업자수는 19만6000명 증가하며 상향 조정된 10월의 21만4000명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18만명이던 시장 전망치는 크게 넘어었다. 공장 취업자는 2만7000명 증가했고, 제조업 취업자는 4만4000명, 건설부문은 1만7000명, 개인 서비스업에서는 15만2000명, 소매업종에서는 2만2300명 각각 취업자가 늘어났다. 또한 정부부문에서도 취업자수가 7000명 증가해 1만4000명 줄어들었던 10월 수치를 크게 상회했다.
이같은 취업자수 증가폭 확대 덕에 11월중 실업률은 7.0%를 기록하며 전월인 10월의 7.3%는 물론이고 7.2%를 기록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보다 모두 개선됐다. 실업률은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정확히 5년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특히 더 고무적인 것은 노동시장 참가율이 앞선 10월의 62.8%보다 더 높아진 63.0%를 기록하는 등 구직활동이 늘어난 가운데서도 실업률이 내려갔다는 점이다.
◇ 플로서 “QE 줄일 시점”..그로스 “12월 축소확률 50%”
연방준비제도(Fed)내 매파로 꼽히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노동부의 고용지표 발표 직후 CNBC에 출연, “이번 11월 고용지표는 아주 고무적이며 긍정적이다”며 “특히 고용 성장이 아주 안정적이고도 긍정적인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내년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이처럼 강해지고 있는 만큼 연준도 아주 멋지게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다”며 “이제는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에서 벗어나는 일을 시작하는 게 현명한 것으로 보이며 전체적인 통화부양 기조를 늦추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양적완화 프로그램에 따른 자산매입 한도를 설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도 재차 강조했다.
반면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이끌고 있는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11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게 되면서 이제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될 확률은 50%까지 높아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1월에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보는 몇 가지 논리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연준이 1월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며 “연준은 아직도 양적완화 축소 시작 시점에 대해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어 “최근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이지만, 지금까지 경제 성장 속도는 2%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 민주-공화, 이견 좁혔다..13일까지 재정합의 기대
재정협상을 위해 의회가 구성한 특별위원회내 민주당과 공화당 대표들이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이견을 크게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상 마감시한인 오는 13일까지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에 따르면 특별위원회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공화당측 폴 라이언(위스콘신주) 하원 예산위원장과 민주당측 패티 머레이(워싱턴주) 상원 예산위원장이 적자 감축에 대한 이견을 수십억달러 이내로 좁혔다. 현재 라이언과 머레이 두 공동 대표는 이번 주말중에 합의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단 이번 주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특별위원회 협상 마감시한인 13일까지는 1주일의 시간이 더 남아있다.
양측은 정부의 재정수입을 늘리고 내년도 1조달러에 이르는 재정지출 가운데 일부를 줄이는 방식으로 재정적자를 줄여 시퀘스터에 따른 향후 2년간 재정지출 자동삭감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부 기업들에 대한 세금 감면을 종료하는 대신 항공기 승객과 정부 서비스 사용자 등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세수를 늘리는 방안을 수용할 여지를 보이고 있고, 공화당도 당초 주장했던 것보다 재정지출 삭감폭을 줄이는 방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양측이 합의에 이른다면 지난 2년간 대치해온 미국 정치권의 예산 전쟁에 큰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합의가 또 불발로 끝난다면 내년 1월 이후 정부 예산과 2월 이후 부채한도 상한 추가 증액 등에 어려움이 생길 전망이다. 또 시퀘스터로 인해 내년 국방 예산 가운데 9670억달러가 자동 삭감되는 등 파장이 커지게 된다.
◇ 美 개인소비 증가 ‘견조’..경기기대도 5개월 최고
미 상무부는 지난 10월중 개인 소비지출이 전월대비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9월의 0.2% 증가보다 더 개선된 것이며 0.2%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도 웃돈 것이다. 인플레이션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도 0.3% 증가하며 9월의 0.1%보다 증가폭이 더 확대됐다.
반면 최근 증가세를 이어오던 개인 소득은 이 기간중 0.1% 감소했다. 앞선 9월의 0.5%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한 것은 물론이고 0.3% 증가할 것이라던 전망치도 밑돌았다. 소득이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9개월만에 처음이다.
또한 미시건대학이 발표한 12월중 소비자 신뢰지수 예비치가 82.5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11월 확정치인 75.1은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인 76.0을 모두 상회한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7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세부 항목별로도 미국인들이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 가지는 평가지수는 88.0에서 97.9로 큰 폭 상승했고, 향후 6개월내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도 66.8에서 72.7로 높아졌다. 또 12개월후 경기 전망지수도 79.0에서 95.0으로 크게 뛰었다. 경기 평가지수는 지난 7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고 6개월후 경기 기대지수는 8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높았다.
◇ 빅 랏츠, 3Q도 적자행진..캐나다 사업 접는다
미국 대형 소매업체인 빅 랏츠가 지난 3분기(8~10월)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연간 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사업을 접으며 덩치 줄이기에 나섰다.
빅 랏츠는 이날 3분기중 순손실이 950만달러, 주당 17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600만달러, 주당 10센트보다 적자폭이 늘어난 것이다. 또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순손실도 16센트로, 1년전의 11센트보다 늘어났다. 또 주당 8센트 적자였던 시장 전망치보다 악화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했지만, 동일점포 매출은 이 기간중 2.5% 줄었다. 매출액은 11억6000만달러였던 전망치를 밑돌았고 동일점포 매출도 0.2% 증가에 못미쳤다.
아울러 회사측은 현 4분기에 조정 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캐나다 사업부문에서는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올 회계연도 연간 조정 순이익 전망치도 종전 주당 3.05~3.20달러에서 2.40~2.55달러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또한 빅 랏츠는 이처럼 부진한 캐나다 사업 자체를 중단하기로 했다. 적자로 인해 재고가 과도하게 쌓이고 할인율도 높아 수익성이 좋지 않은 캐나다 사업을 접음으로써 미국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캐나다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타겟과 월마트 등 경쟁사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빅 랏츠의 캐나다 사업부문은 3분기중에 500만달러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