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성 기자
2012.12.28 06:10:08
재정절벽 혐상 난항, 3대지수 1% 하락 기록
주택·고용 지표 호조..소비심리는 큰폭 떨어져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재정절벽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뉴욕 증시가 출렁였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주택경기, 고용지표가 개선된 수치를 보였지만 재정절벽 현실화에 대한 우려로 장중 한때 1%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장 막판 들어 워싱턴 정가에서 재정절벽 재협상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뉴욕증시는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8.20포인트, 0.14% 떨어진 1만3096.3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4.25포인트, 0.14% 빠진 2985.90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 역시 전일보다 1.74포인트, 0.12% 떨어진 1418.09를 나타냈다.
이날은 재정절벽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뉴욕증시를 약세장으로 이끌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채 끝내지 않고 백악관으로 돌아와 의회에 재정절벽 재협상을 촉구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까지 나서 재정절벽 현실화를 경고하자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재정절벽 우려에 묻혀 주택시장지표와 고용지표가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주간실업수당은 크리스마스 연휴 특수로 전주대비 1만2000건 감소한 35만건을 기록했다. 미국 신규 주택 판매도 4.4%를 기록했지만 시장은 주목하지 않았다.
재정절벽 우려로 소비자 소비 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기술주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칩 메이커 마벨 테크놀로지는 카네기 멜론대학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11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소송을 당했다. 마벨테크놀로지는 3.67% 하락했다.
대표 기술주인 애플은 1%가까이 하락하며 주가 510달러선이 무너졌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02%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해리 리드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사진)가 27일(현지시간) 공화당과의 재정절벽 협상이 부진하다며 내년 1월1일로 예정된 재정절벽(fiscal cliff)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드 의원은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협상 과정 중 보여준 독단적인 행태를 비판하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재정절벽과 연관해 미국 국가 채무 상한선 해결에 관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6일 “오는 31일 국가 채무 상한선에 도달할 것이라며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부채 상한선과 재정절벽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을 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무라 증권의 루이스 알렉산더는 “바닥까지 온 상태에서 재정절벽 협상은 올해 안에 통과되기 힘들 것 같다”며 “국가 부채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까지 감안하면 내년 2월이나 3월에 합의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돌아왔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돌아와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리드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CNN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정절벽에 관한 새로운 협상안을 공화당 측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계획에는 연소득 25만달러 이하인 계층에 대한 현행 세율을 연장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연설에서 “누구도 100% 얻고 싶은 대로 얻을 수 없다”며 공화당 측과 부자 증세안 등 재정절벽에 관한 주요 사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임을 밝혔다.
지난 21일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재정절벽 협상 타결 여부는 전적으로 백악관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12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재정절벽(fiscal cliff) 우려로 악화됐다. 민간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CB)는 27일(현지시간) 이달 소비자 신뢰지수가 65.1로 전달 71.5에서 크게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전문가 예상치 70.3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링 크랑코 컨퍼런스보드 경제지표 담당자는 “재정절벽 우려로 이달 소비자 신뢰지수가 하락했다”며 “작년 8월 부채 상한선 상향 조정 협상 때도 부진한 수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투자 자문사 판테온 매크로노믹 어드바이서의 이안 쉐퍼슨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수입에 영향이 올 것을 감지하고 있다”며 “경제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 저하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미국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만에 감소하면서 미국 고용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2월 16일~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2000건 감소한 35만건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예상치인 36만5000건을 큰 폭으로 밑돈 수치다.
마켓워치는 최근 고용시장 동향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는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달보다 1만1250건 줄어든 35만6750건을 기록해 2008년 3월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11월 신규주택판매지수가 37만7000건으로 지난달보다 4.4% 증가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1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지만 전문가 예상치 38만2000건을 밑돈 수치다.
지난 10월 매매건수는 종전 발표치인 36만8000건에서 36만1000건으로 하향조정됐다.
신규주택 매매 평균 가격은 전달 23만7500달러에서 24만6200달러로 3.7% 올랐다. 주택 공급은 10월 4.9% 증가에서 11월 4.7% 증가로 소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