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지표덕 소폭상승..공포지수 5년 최저

by이정훈 기자
2012.08.18 05:13:05

3대지수 동반 강보합권..나스닥 상대적 강세
기술주 주도..애플, 신제품 기대에 또 사상최고가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소폭 상승했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덕이었다. 애플이 신제품 출시 기대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도 호재였다. 공포지수도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1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5.09포인트, 0.19% 상승한 1만3275.20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65포인트, 0.19% 뛴 1418.16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전일대비 14.20포인트, 0.46% 올라간 3076.59를 기록했다. 주간으로는 6주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개장전 나온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대출 규모가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발언 이후 유로존 부양 기대감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또 개장후 발표된 이달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밖의 호조세를 보였고 7월 경기선행지수가 개선되면서 향후 경기 둔화 우려가 약화된 것도 시장심리 안정에 힘을 보탰다.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애플이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 출시 기감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도 한 몫했다.

흔히 공포지수라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14선 아래로 내려가며 최근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심리가 그 만큼 안정되고 있다는 뜻이다.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1.85% 상승하며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650달러 근처까지 치솟았다. 제프리스가 목표주가를 900달러까지 상향 조정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였다.

의류업체인 앤 테일러의 모기업인 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으로 무려 20% 이상 급등했고 갭 역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 덕에 5% 가까이 상승했다. JM스머커도 실적 호조 덕에 5% 이상 올랐다.

반면 마블 테크놀러지스는 부진한 3분기 실적으로 인해 14% 이상 급락했다. 기업공개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로 내부 직원들의 주식 매각 제한조치가 풀린 페이스북은 이날도 물량 부담에 4.13%나 하락했다. 그루폰도 에버코어 파트너스의 투자의견 강등으로 인해 5% 내려갔다.

◇ ‘아이폰5’ 기대..애플 주가 또 사상최고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가총액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이 또다시 사상 최고 주가 행진을 재개했다. 올 가을 출시될 신제품들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전 10시13분 현재 뉴욕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애플 주가가 전일대비 1.07% 상승하며 주가가 644.1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사상 최고가다. 이날 애플 주가 강세는 올 가을 출시되는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는 물론이고 애플표 TV에 대한 기대감까지 동시에 반영된 덕으로 풀이된다.

월가의 제프리스는 이날 애플의 목표주가를 종전 800달러에서 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제프리스의 피터 마이섹 애널리스트는 “다음달 중순쯤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5’가 이미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출시 이후 1500만대에 이르는 판매량을 예상했다. 그는 “‘아이폰5’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휴대폰 출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최근 루머가 나돌고 있는 애플 TV셋트 역시 “현재 생산라인이 전면 가동에 들어갔다”며 12월중에 시장에 첫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 美 선행지수 개선..가계 경기기대도 호조

지난달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예상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5~6월 수치는 하향 조정됐다. 여름 이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겠지만, 큰 폭 개선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지난 7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6월의 0.4% 하락에서 상승으로 급선회한 것이며 시장에서 예상했던 0.2% 상승 전망치도 웃돌았다. 선행지수는 95.8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컨퍼런스보드는 앞선 6월 경기선행지수는 0.4% 하락했고 5월에는 0.3% 상승했다며 종전 수치를 동시에 하향 조정했다.

또 이날 미국의 8월중 톰슨 로이터/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가 73.6을 기록, 전월 최종치인 72.3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72.4를 모두 웃돌았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석 달만에 최고치였다.

세부항목별로는 현 경제여건지수는 87.6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83.0과 7월 수치인 82.7를 모두 넘었다. 이 역시 지난 2008년 1월 이후 4년 7개월만에 최고치였다. 그러나 경기기대지수는 64.5로, 시장 전망치인 66.5와 7월 최종치인 65.6보다 낮았다. 12개월후 경기전망지수도 73.0으로, 전월의 74보다 낮았다.

◇ 스페인 은행권 부실대출 230조원..사상최대

1000억유로에 이르는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로 한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이날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스페인 은행들의 무수익 여신규모는 1643억6000만유로(원화 230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여신의 9.42%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상 최대규모다. 특히 지난 5월에 비해 한 달만에 무수익 여신이 83억900만유로나 증가했다. 전체 여신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5월의 8.95%에서 0.47%포인트나 높아졌다.

반면 올들어 6월말까지 은행권 예금규모는 전년동월대비 6.59%나 급감했다. 이같은 감소율 역시 사상 최고수준이다.

현재 스페인은 1000억유로의 은행권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로 돼 있는데, 전날에는 스페인이 이 이전에 유럽연합(EU)측에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다. EU는 이에 대해 “그런 요청은 없었다”며 부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