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뒷걸음`..저금리 반짝효과도 `끝`
by이정훈 기자
2011.09.08 00:27:19
모기지 신청 3주째 감소..리파이낸싱 수요도 꺾여
"계절수요도 일단락..집값 뛰지 않는한 힘들어"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우리의 주택담보대출에 해당하는 미국 모기지 수요도 뒷걸음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에 근접하면서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지만, 집값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 한 반짝효과가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지난주(2일 기준) 모기지 신청건수가 전주대비 4.9%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3주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규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이 0.2% 증가하면서 2주일째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기존 모기지 상환용인 리파이낸싱 모기지 신청은 6.3%나 줄어든 탓이 컸다.
지난주 30년만기 모기지 평균금리는 전주 4.32%에서 4.23%로 하락하며 1990년 수준까지 떨어졌고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모기지 수요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9월 신학기 개학 전에 몰리는 주택구입 수요가 일부 나타나긴 했지만, 이미 여름철이 다 지나갔고 저금리에 따른 리파이낸싱도 이미 진행될 만큼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기지 신청이 늘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해면 35%나 낮은 수준이다. 1996년에 기록한 바닥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국 지금부터 모기지가 더 늘어나려면 주택 가격이 뛴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여전히 차압 등 잠재적 매물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HSBC의 케빈 로건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은 아주 싸늘한 상태"라며 "미국경제 회복이 꽉 막혀있고 팔리지 않는 주택 재고는 여전히 과도해 가격 상승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계의 디레버리징이 진행되고 있어 모기지 증가에 따른 주택경기 회복을 기대하긴 더욱 어렵다는 지적이다.
와이스리서치의 마이클 라슨 애널리스트도 "잠재적인 주택 구입자들이 사상 최저수준인 모기지 금리 매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 사기를 꺼리고 있다"며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금리가 더 낮아져도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모기지마스터사의 넬라 샤럭 이사는 "금리가 하락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집을 사는데 드는) 돈에 대해서도 걱정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집 가치가 떨어지는데 매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름철에 일부 주택구입 수요가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 역시 신학기 개학전 수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었고 다시 둔화되고 있다"며 "이제 여름도 끝났다"고 지적했다.
건축자재 유통업체인 홈디포의 프랭크 블레이크 최고경영자(CEO)도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주택시장은 여전히 억눌려 있다"며 "국내외 경제 하방 리스크가 산적해 있어 올해안에는 의미있는 반등을 보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