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풍년일세` 올해 최고 인기 모델은?

by원정희 기자
2011.09.05 07:02:02

신차 제왕 그랜저HG라면 중고차 제왕은 `그랜저TG`
국산차는 대형, 수입차는 중형 가장 잘 팔려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올해들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신차들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선을 보이며 국내 자동차시장의 쾌속질주를 이끌었다.
 
신차 시장의 활황은 곧바로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주기 마련. 올해들어 7월까지 중고차 거래는 작년보다 50%가까이 늘어나면서 최대 활황을 맞았다. 국토해양부에 등록된 중고차 차량은 올해 1~7월까지 총197만 3012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132만 8475대보다 무려 48.5%나 늘었다.
 
그렇다면 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베스트셀링카는 무엇일까.

바로 그랜저다. 신차 시장에선 올해 1월 출시되자마자 제왕으로 등극한 `그랜저 HG`가 있다면 중고차 시장선 `그랜저 TG`가 있다. 그랜저HG가 나오기 바로 직전의 4세대 모델이다.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대형차 매물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시세가 떨어졌고, 예년보다 값이 떨어진 대형차를 사려는 수요자들이 다시금 늘어나면서 대형차가 인기모델로 올라섰다.

특히 신형 그랜저(HG)의 가격이 이전 모델(TG)보다 200만원이나 오르면서 주행거리가 짧은 신차급 그랜저TG의 선호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최대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에 따르면 올해들어 1월부터 8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중고차 1위는 현대차(005380)의 그랜저TG가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르노삼성의 중형차 SM5와 현대차의 준중형 아반떼HD로 조사됐다.
4위는 현대차 포터2, 5위엔 에쿠스가 이름을 올렸다. 유가급등에도 대형차 2개 차종이 베스트셀링카 5위안에 보란듯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기아차(000270)의 신형 모닝은 상반기보다 두계단 상승한 7위를 기록했고, 현대차 NF쏘나타는 상반기보다 2계단 떨어져 8위에 머물렀다.




수입차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BMW, 아우디 등 독일차들의 저력은 그대로 중고차 시장에도 전이됐다.

BMW 5시리즈와 3시리즈가 나란히 베스트셀링카 1, 2위를 차지했다. SK엔카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서 BMW가 사랑받는 이유는 500만원대부터 2000만원 미만까지 다양한 가격대에 포진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우디의 A6는 3위에 이름을 올렸고 BMW 3시리즈(구형)와 폭스바겐의 골프는 각각 4위, 5위에 랭크됐다. 렉서스 IS250과 인피니티 G35를 제외하곤 10위권 안에 든 차종은 모두 독일차들이었다.

유가급등이 국산차부문에선 대형차 공급(매물) 증가에 따른 수요확대로 나타났다면 수입차부문에선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중저가의 중·소형차로 수요가 분산됐다. BMW 7시리즈, 크라이슬러 C300 등의 대형차종은 모두 10위권 밖에 머무르는 수모를 겪었다.


 
그렇다면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찾는 가격대는 얼마일까. 국산차의 경우 1000만원대, 수입차는 2000만원대에 가장 많은 수요가 몰렸다.

국산차는 1000만~2000만원 미만 차량이 34.1%로 가장 많았고, 500만~1000만원 미만이 27.5%로 뒤를 이었다. 500만원 미만 차량도 24.6%로 많은 편에 속했고, 반면 2000만원 이상은 13.8%에 그쳤다.

수입차는 2000만~3000만원 미만이 32.1%로 최고 인기를 누렸다. BMW 3시리즈, 인피니티 G35, 렉서스 IS250 등이 모두 2000만원대로 살 수 있는 차량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