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근모 기자
2006.01.28 07:21:21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폭발적인 실적과 놀라 자빠질만한 전망." 27일 뉴욕증시의 반도체 급등세를 주도한 브로드컴의 발표 내용을 다룬 더스트릿닷컴 기사의 첫머리다.
브로드컴의 실적과 전망은 가장 낙관적으로 제시했던 애널리스트의 수치보다도 높았다. 주가가 단숨에 20% 가까이 치솟은 것이 결코 무리는 아니다.
월중반 급격한 가격조정을 유발했던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휘발유처럼 증발했다.
AG에드워즈 앤 선즈의 선임 주식 전략가 스콧 렌은 "몇몇 대표주들의 실적실망이 주의를 끌긴 했지만, 전반적인 4분기 어닝시즌은 매우 훌륭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솔라리스 자산운용의 매니저 티모시 크리스키는 "지난주의 매도공세는 결과적으로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에게 시장복귀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226개 S&P500 기업 가운데 62%가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1%에 불과,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미친 것으로 드러났지만, 아이콘 투자자문의 매니저 밥 스트라우스의 말대로 "시장은 레이다 스크린에 나타난 작은 반점 정도로만 여겼을 뿐"이었다.
AG에드워즈의 스콧 렌은 오히려 "연준의 금리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부드럽게 해줬다"면서 이날 강세장의 최대 호재로 평가했다.
이런 판단이 비단 주식시장만의 `오버`는 아니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글로벌 외환전략 담당 수석인 로버트 신치는 "GDP 세부내용 상당수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나오는 지표들은 분명히 개선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4분기 지표도 상향수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증권의 채권 전략가 마이클 클로허티는 "일부 세부지표들이 예상과 전혀 다르게 급변동해 투자자들이 채권 매수를 주저하게 됐다"고 말했다. 뭔가 잡음이 끼어 지표가 이상하게 나왔을 뿐이어서, 경기급랭에 베팅하기에는 무리였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급락조정을 유발했던 도쿄증시는 소니의 어닝서프라이즈로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유럽증시는 전고점을 극복하며 4년반 최고치를 경신, 조정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아이콘 투자자문의 밥 스트라우스는 "실적은 강력하고, 금리는 낮다"면서 "모든 환경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날 캐터필라는 "활발한 산업수요로 올해도 기초금속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고, 이날 미탈은 아셀로에 대한 인수합병 제의 사실을 공개해 전세계 철강주 투자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운운하던 일주일전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