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의철 기자
2004.05.06 05:50:21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뉴욕증시가 시소장세끝에 다우와 나스닥의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전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에 새롭게 등장한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제거하는 데 신중하겠다"(policy accommodation can be removed at a pace that is likely to be measured)는 문구가 오늘도 월가투자자들을 고민스럽게 만들었다.결국 다우지수는 장막판 하락반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나스닥의 상승에 대해 큰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밀러 타박의 피터 부크바 전략가는 "오늘 시장상황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며 "나스닥은 그간의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반등을 보였다"고 말했다.
거래량도 크게 줄어들었다.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합쳐 30억주를 밑돌아 평균치보다 30% 이상 감소했다.이같은 거래량빈약은 장중 지수 등락의 원인이 됐으며,한편으로 투자자들이 매수나 매도를 결정하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오늘도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금리인상이다.전일 FRB가 금리인상을 하되,신중하게 하겠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언제 어느정도의 폭으로 금리인상이 시작될 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투자자들은 FOMC 성명서를 "신중하게" 재해석하는 분위기였다.
이와관련,한가지 의미있는 분석은 "시장은 현재 상황을 지난 94년의 재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드레스너 클라인워트 증권의 피터 퍼티그 채권전략가는 "연준리는 지난 94년 갑작스런 금리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줬던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 애쓰고 있다"며 "성명서상에 나타난 신중하게 등의 표현은 이같은 우려를 덜기위한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 94년엔 어떤일이 일어났나.10년전인 지난 94년 2월,미국 FRB는 금리인상에 나서기 시작한다.당시 연방금리는 3.0%대로 동결돼 있었다.FRB는 그때 상당히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첫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4달동안 무려 1.25% 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했다.이후 8개월동안 FRB는 1.75% 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 첫 금리인상 이후 1년만인 95년 2월에 기준금리는 6.0%가 됐다.
당시 FRB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한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그러나 한편으로 FRB가 뒤늦게 행동에 나섬으로써 시장의 충격을 키운 측면이 있다.당시 FRB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채권시장은 초토화됐다.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94년 2월 당시 5.7% 대였으나 이후 넉달만에 7.5%대로 뛰었다.
현재 상황과 94년 상황은 유사한 측면이 있다.현재도 10년전과 마찬가지로 저금리(당시엔 3.0%,지금은 1.0%) 상황이며 미국경제는 침체에서 벗어나 막 반등하기 시작했다.지금이나 그때나 달러화는 약세기조다.
단지 한가지 차이점은 10년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컸던 반면 현재는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따라서 FRB가 당시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이유가 없으며 FOMC성명서상에 나타난 "신중하게"라는 단어는 이같은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연준리의 립서비스라는 것.
금리인상과 관련,시장이 이제 주목하는 것은 금요일의 고용지표다.월가는 4월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5.7%,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는 16만5000개로 예상하고 있다.신규일자리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다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든다.
그러나 기대치에 모자랄 경우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지난 3월의 경우 신규일자리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30만8000개 증가함으로써 조기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