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4.06.17 05:00:00
윤석열 대통령이 10~15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쳤다. 자원부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어진 이번 순방은 핵심광물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이달 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를 출범시켰다. 내년에는 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을 더해 5개국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처음 한국에서 열 예정이다. 자원빈국인 한국이 자원부국을 상대로 자원외교를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 에너지 확보만큼은 정략을 떠나 정치권이 적극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첫 방문지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양국은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했다. TIPF 체결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이어 중앙아 국가 중 세 번째다. 두 번째 방문지인 카자흐스탄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넓은 땅을 가진 카자흐스탄은 핵심광물의 보고다.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면 우라늄은 1위(43%), 크롬은 2위(15%), 티타늄은 3위(15%)다. 세 번째 방문지인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십을 맺었다. 우즈베키스탄은 2차전지 소재인 몰리브덴, 반도체 소재인 텅스텐 등 핵심광물을 다량 보유한 나라다.
현대로템의 국산 고속철 차량을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고속철 42량, 금액은 2700억원 수준이지만 수출은 2004년 KTX가 개통된 지 20년 만에 처음이다. 수입에 의존했던 고속철 기술의 해외 첫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30조원 규모의 세계 고속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현재 이 시장은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일본 히타치 등이 석권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의 요충지 역할을 했다. 풍부한 자원 덕에 이들 지역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이런 점에서 윤 정부가 펼치는 ‘K실크로드’ 전략은 적절하다. 자원개발은 투 트랙이 바람직하다. 안에서 확보할 수 있다면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적극 도전할 가치가 있다. 포항 영일만 가스전이 그렇다. 해외 자원외교 역시 국익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할 일이다. 정략적 색안경을 들이대선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