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미경 기자
2023.07.26 03:10:00
언니, 밥 먹고 가
박지윤|268쪽|세미콜론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그냥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자, 자주 하는 말일 터. 너나없이 하는 말 속에 저마다 짊어진 삶의 무게가 담겨 있기 때문일 거다.
여기, 생초면인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 밥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며 7년의 세월을 보냈다는, 책의 저자 박지윤(별칭 에리카팕)이다. 2021년 전격 퇴사를 감행하고, 삶의 터전인 작은 복층 원룸에 이른바 ‘함바집’(건설현장 식당)을 꾸렸다. 이곳에서 그는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해가는 여성 노동자에게 식사를 차려준다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단행한다. 쉽게 말해 여성 노동자를 위한 함바집이다. 이름은 ‘함바데리카’. 이탈리아어로 ‘에리카의 집’이라는 뜻인 ‘카사데리카’에 함바집을 묶은 합성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