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심야 게릴라성 차량시위 이틀째…경찰 충돌 '일촉즉발'

by정병묵 기자
2021.07.16 00:55:02

코로나19자영업자비대위, 15일 밤 11시부터 차량 집회
월드컵경기장~가양대교 구간 약 300대 운행하며 항의
곳곳 ‘게릴라성’ 집회도…16일 국무총리 항의방문 예정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초강력 영업제한 조치에 화가 난 자영업자들이 이틀째 심야 차량 시위를 벌였다.

카페·음식점·PC방 등 22개 업종별 자영업자 단체들이 연합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5일 밤 11시부터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사거리에서 가양대교 구간을 차량으로 오가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15일 밤, 서울 시내에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항의 심야 차량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차량 대한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당초 비대위는 월드컵경기장사거리에서 집결해 강변북로~잠실대교~올림픽대로~가양대교를 거쳐 다시 월드컵경기장사거리 구간을 차량으로 운행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강변북로 구간을 통제하고 나서 16일 0시 30분 현재 월드컵경기장사거리~가양대교 구간을 돌며 항의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자영업자 단체 소속 차량은 주최측 추산 약 300대다. 400여대가 참여한 전날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치다. 비대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광주광역시에 사는 자영업자들도 시위를 위해 상경했다.

이번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약 300여명에 달하는 경력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월드컵경기장사거리 인근은 심야에도 특정 구간 교통체증을 빚었다. 경찰은 이번 시위에 대비해 지난 14일 저녁부터 서울 도심 25곳에 검문소를 설치한 바 있다.

시위를 통제하던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여러분은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그리고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을 위반할 소지가 있습니다. 모두 해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외쳤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클랙슨을 울리며 차를 달렸다. 고장수 자영업자 비대위 공동대표는 “참가자들이 모두 차 안에 있어 감염 위험이 없고 도로를 점거한 게 아니기에 집시법 위반도 아니다”라며 “서울시에서도 이 집회가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왜 경찰이 통제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또 “시민 안전과 교통체증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사람이 적은 심야에 차량 집회를 하는 것인데 왜 경찰이 난리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14일 밤 11시에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실 보상금 지급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집합 금지 조치 철회를 요구한 뒤 종로구 대학로까지 약 400여대 규모의 차량 시위를 강행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올라간 지난 12일부터 도심 내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시위는 불법이다. 경찰은 “1인 시위가 아닌 집회는 모두 금지된다”는 경고 방송을 반복하며 차량 이동을 통제 중이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왜 이렇게까지 막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한편 자영업자들은 이날 경찰 통제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기습 ‘게릴라성’ 차량 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16일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공식 질의서를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