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 잡아라”…유통업계, BTS 경제효과 ‘쏠쏠’

by이성웅 기자
2019.05.20 07:21:00

BTS 부가가치 유발 효과 1조4200억원 달해
BTS가 모델하면 화장품 순식간에 완판
무대에 신고 나온 신발도 화제 되며 품절
팬미팅 참석하는 해외 팬들로 호텔에도 단체예약 이어져

메디힐 ‘러브미 캡슐인 마스크’.(사진=메디힐)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인 ‘아미(ARMY)’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BTS가 미국 음원차트 ‘빌보드’ 1위에 오르는 등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소비자는 물론 해외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면서다.

특히, BTS가 모델로 있는 화장품 브랜드와 BTS가 무대에 입고 등장한 의류는 물론, 국내에서 글로벌 팬미팅이 예정돼 있어 호텔업계까지 웃음을 짓고 있다.

1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BTS는 약 4조14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조42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가가치 유발 효과란 BTS가 타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다.

BTS 특수를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화장품업계다. 현재 BTS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VT코스메틱과 엘앤피코스메틱의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17년 BTS를 전속 모델로 기용한 VT코스메틱은 ‘VT X BTS 콜라겐 팩트’, ‘VT X BTS 점보 칫솔 키트’ 등 BTS의 이름을 붙인 제품을 출시했다. BTS 관련 상품은 출시 이후 초도 물량이 완판되는 등 인기리에 팔렸다.

BTS 관련 제품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브이티코스메틱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2억2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급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메디힐은 지난 2월 BTS를 마스크팩 제품 모델로 전격 발탁했다.

메디힐은 BTS를 모델로 기용하기 전에도 지난 2017년부터 BTS와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왔다. 2017년 12월에 출시한 BTS 마스크팩 4종이 담긴 특별판 제품도 출시 3일만에 초도 물량 3000개가 완판됐다.

지난 4일 출시한 또다른 한정판 제품인 ‘메디힐 러브미 캡슐인 마스크’ 역시 판매 시작 후 약 3시간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특히, 제품을 판매한 명동 힐링온더메디힐 매장엔 이른 아침부터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 진풍경이 연출됐다.



준지 ‘화이트 믹스 러버솔 로우’.(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러브미 캡슐인 마스크가 인기를 끌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도 지난 13일부터 5만개 한정으로 독점 판매하기 시작했다. 힐링온더메디힐과 메디힐몰에서 1차 판매했던 상품과는 다른 구성이지만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을 위해 기획한 제품이다.

이 제품 역시 홍대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서울 시내 대학가나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역에선 판매 시작 당일 준비 물량이 전부 소진됐다.

의류업계에선 BTS가 공연 등에 착용하고 나온 제품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BTS가 미국 TV 프로그램 ‘SNL’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준지’의 운동화 ‘화이트 믹스 러버솔 로우’를 신고 나와 화재가 됐다. 삼성물산 온라인몰 SSF샵에선 인기 사이즈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또 라인프렌즈와 BTS가 협업해 만든 ‘BT21’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BT21 캐릭터는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 등 분야를 막론하고 사용되고 있다.

호텔업계 일부도 BTS 특수를 누리고 있다. BTS의 국내 공연이나 팬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 팬들이 단체로 숙박 예약을 하기 때문이다.

BTS는 오는 6월에 서울과 부산에서 다섯번재 글로벌 팬미팅을 진행한다. 서울에선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팬미팅을 진행하면서 미팅장과 가까운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단체 예약이 잡혔다. 호텔 측은 별도의 전담인원까지 두고 해외파 ‘아미’들을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지역에선 파크하얏트 부산 호텔에 해외팬들이 머무를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BTS는 국내 팬카페 회원수만 140만명이 넘고, 1020세대 뿐만 아니라 전세대에 걸쳐 유래없는 인기를 얻고 있다”며 “BTS의 브랜드 파워가 이미 여러 사례에서 증명된 만큼, 앞으로도 여러 브랜드에서 BTS 팬덤을 겨냥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