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 日관광객 늘었다…관광株 수혜 기대 `솔솔`

by김용갑 기자
2016.05.10 07:05:00

[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엔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호텔과 면세점, 카지노 등 관광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일 때는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엔·달러 환율은 110엔선에서 106엔선까지 급락(=엔화가치 급등)한 이후 이날은 107엔대에서 거래됐다. 작년 말 120엔대에서 거래되던 것을 고려할 때 4개월만에 10% 넘게 절상된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엔고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을 바꾸기 전까지는 지금의 엔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엔화 강세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일본인 관광객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2월과 3월 방한한 일본인 관광객수는 각각 14만4493명, 22만4328명으로 전년대비 각각 1.3%, 2.5% 증가했다. 2012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감소세를 보였던 일본인 관광객이 42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것.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엔고와 함께 정부의 마케팅 전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엔고 수혜주로 호텔과 면세점, 카지노, 엔터테인먼트주 등 관광 관련주를 꼽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관광 관련주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정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엔화가 강세를 보일 때는 일본인의 출국 비용이 저렴해지는 만큼 일본인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관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방한 일본 관광객도 늘어나면서 국내 호텔과 면세점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수혜주로는 호텔신라(008770)를 꼽았다.

카지노 관련주에 주목하는 전문가도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 시기에 일본인 드롭액(카지노칩으로 교환한 금액) 증가 현상이 나타난다”며 “일본인이 동일한 금액의 엔화를 원화로 환전한다고 가정할 때 원화 표시 드롭액은 환율 효과만큼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라다이스(034230)의 1~4월 일본인 VIP 드롭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3941억원을 기록했다.

SM엔터(041510)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122870) 등도 수혜주로 꼽혔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M과 YG의 경우 매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며 “SM과 YG 소속 연예인들이 일본 TV에 출연하거나 공연할 경우 그 대가를 엔화로 받는 만큼 엔고일 때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