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빅3, 새 환경기준 '티어4' 시장 놓고 경쟁 돌입

by성문재 기자
2015.04.24 01:00:00

볼보건설기계, 티어4 충족 신제품 출시
두산·현대, 인터마트 참가..해외 마케팅
오는 9월부터는 티어4 충족모델만 판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올해부터 국내 건설기계 장비에 적용되는 새로운 배기가스 환경기준 ‘티어(Tier)4’를 놓고 건설기계 빅3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 개막했다.

‘티어’는 건설기계나 농기계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 등의 허용 기준으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규제 수준도 높아진다. 티어3에서 티어4로 바뀌면 질소산화물(NOx)과 디젤 미립자(PM) 배출량을 각각 90% 감축해야 한다.

2009년부터 티어3 기준을 따르던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티어4 기준을 적용했고 유예기간이 끝나는 10월1일부터는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만 판매 가능하다. 북미·유럽·일본·이스라엘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티어4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굴삭기 시장 빅3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현대중공업(009540)은 일제히 티어4 기준을 충족하는 신모델을 선보이며 마케팅 전쟁을 시작했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굴삭기 시장점유율은 두산인프라코어(30.6%), 볼보건설기계코리아(23.7%), 현대중공업(22.9%) 순이다.

글로벌 굴삭기 전문 생산업체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지난 21일 서울 마리나클럽하우스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티어4f E-시리즈 신제품 EC380E, EC480E를 선보였다. 성능 면에서 엔진 출력은 더 높아지고 출력 손실은 최소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를 가능하게 하는 친환경 굴삭기라고 소개했다.

국내영업서비스 및 허브 코리아 부문을 맡고 있는 프레드릭 루에쉬 사장은 “지난해부터 티어4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북미와 유럽에서 이미 검증된 제품을 한국에 도입하게 됐다”며 “티어4 엔진은 티어3에 비해 디젤 미립자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90% 감축할 수 있어 환경측면에서 굉장한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에쉬 사장은 또 “티어4f E-시리즈 제품은 D-시리즈 대비 10~15% 정도 연비 개선과 5~10%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티어 기준에 따른 디젤미립자와 질소산화물 배출량 비교(자료: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은 20~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건설기계전시회 ‘인터마트(Intermart 2015)’에 참가해 티어4 제품 마케팅에 나섰다.

티어4 기준을 충족하는 굴삭기를 지난해부터 양산해온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한국형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인터마트에서는 굴삭기와 휠로더, 밥캣, 이동식 발전기, 조명장치, 굴절식 덤프트럭 등 총 62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건설장비 전시회 참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두산은 장비의 필요한 힘에 따라 엔진 회전수를 최적화 하는 자체 시스템인 스마트 파워 컨트롤(Smart Power Control) 기능과 공회전시 자동 시동 꺼짐 기능을 신모델에 장착함으로써 연비를 최고 13% 개선했고 엔진·유압·프론트 등 주요 부품의 내구 수명도 강화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두산 굴삭기의 장점인 강력한 파워와 높은 생산성은 유지했다”며 “혹한지 테스트를 통해 북유럽의 추운 지역에서도 장비 가동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고 설명헸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터마트에서 총 29종의 장비를 전시했다. 티어4 기준을 충족하는 차세대 HX(Hyundai Excavator)시리즈 굴삭기 6종(22t~52t급)과 HL(Hyundai Loader) 휠로더 2종(197, 222마력급)은 처음으로 공개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티어4를 충족하는 친환경 엔진 장착으로 배기가스(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장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축했다”며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동력제어 기술(IPC)을 적용, 연료 소모량을 기존 제품 대비 8~12% 줄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