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테이퍼링에서 어닝시즌으로"

by이정훈 기자
2014.01.10 06:06:58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째 하락했다. 연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더 빠른 속도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부담감이 시장을 억누르는 형국이다.

크리스 개프니 에버뱅크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은 여전히 우려속에 있다”며 “전날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노동시장의 본질적인 개선 전망이 내년쯤에는 충족될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며 이에 따라 당분간 테이퍼링 우려감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점쳤다.

리카르도 바비에리 미즈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해 10~11월중 비농업 취업자수 증가가 20만명을 넘으면서 곧바로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볼 때 연준은 노동시장 지표에 따라 행동할 것이며 최근 지표를 보면 매달 회의에서 100억달러 정도씩 줄일 것으로 봤던 종전 전망보다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시장이 조만간 테이퍼링을 현실로 인정하면서 기업 실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프니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은 연준 행보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키는 형국이지만, 결국에는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에서 기업 실적으로 관심을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글러스 코트 ING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해 강한 랠리 이후 나타나는 현재 조정장세는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며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연준에서 시장으로 바통이 넘어간 상태”라고 전제한 뒤 “지속적으로 양호한 경제지표는 연준의 빠른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를 높일 수 있지만, 앞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은 제조업과 소비자, 기업 실적이 될 것으로 보이며 양적완화가 차츰 줄어들면서 시장 변동성은 다소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직 시장 방향성은 확정되지 않았으면 앞으로 4분기 어닝시즌 동향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케이트 원 에드워드 존스 투자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 시장은 시소타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또한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떤 지표가 발표될지, 그에 따라 연준의 스탠스가 어떻게 변할지를 지켜보는 관망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용이 지속적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현재까지는 시장에 다소 부정적으로 반영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4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