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예보 차등보험료율제 '부담되네~'
by신상건 기자
2013.09.30 06:00:01
내년부터 시행…"보험료 할증효과 있을 듯"
예보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 등 부담 없을 것"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내년부터 예금보험료와 관련 차등보험료율제도가 시행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가 법률에 따라 보험료의 5%를 할인받고 있는데 제도가 시행되면 원점으로 되돌아가 보험사들에게 할증 효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예금보험공사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차등보험료율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현재 보험사를 비롯한 각 금융사는 영업정지를 받거나 파산 등으로 고객에게 예금이나 보험금을 줄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에 예금보험료를 내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들에게 적용됐던 예금보험료율은 0.15%로 같은 업권 내에서는 각 보험사의 위험도와 상관없이 모두 같은 표준보험료율이 적용됐다.
하지만 이 제도에서는 회사별로 부실 위험을 매년 평가해 위험이 큰 보험사는 보험료 할증을, 위험이 작은 보험사는 보험료를 할인한다. 위험도에 따라 총 3등급으로 나뉘는데 2등급은 기존 표준보험료율(0.15%)을, 1등급은 표준보험료를 기준으로 10% 안에서 할인을, 3등급은 10% 안에서 할증된 보험료가 적용된다.
보험사들은 이미 기존에 5% 할인을 받아서 표준등급이 되더라도 오히려 5%가 할증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제도가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부실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형 보험사는 할인받을 공산이 크지만, 중소형 보험사는 주된 할증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데 재무 건전성 제도만 강화되다 보니 자본 확충이나 비용 부담이 적잖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보험사보다 할증된 보험료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진다면 자칫 해약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의 적용 시기를 좀 탄력적으로 운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예금보험공사는 보험사들에게 무리가 없다고 판단, 제도를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2009년부터 시행 예고를 해온데다가 보험사의 경영 여건을 고려해 시행 2년간 할인 5%, 할증 1%만 적용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장치도 충분히 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위험 평가를 해 보험료가 할증되는 보험사가 많아질 경우 업체 개수에 상한선을 둬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금융사들의 위험한 행위를 방지하고 건전 경영을 유지하고자 하는 제도의 기본 취지를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80년대 보험업법 개정의 영향으로 보험사 설립 후 10년이 지나고 내부 결손금이 없다면 예금보험료가 5%까지 할인되며, 10년 미만 또는 내부 결손금이 있다면 보험료가 할증된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가 설립 10년을 넘었고 내부 결손금이 없어 5%의 보험료를 할인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