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경남은행 인수, 제대로 해보겠다"
by김재은 기자
2013.08.13 06:00:00
[이데일리 김재은 김인경 기자]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구멍가게도 아니고 사금고화 우려는 지나친 측면이 크다. 정부로서는 금융산업 발전도 고려해야 하지만, 지역정서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
우리금융(053000) 민영화의 핵심매물인 경남은행 인수전에 지역 상공인과 함께 뛰어든 구본진 트루벤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각오다. 트루벤인베스트먼트는 경남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사모투자펀드(PEF)를 구조화해 경남은행을 인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최고가와 경쟁입찰을 매각원칙으로 내건 만큼 제대로 자격을 갖춰 경남은행의 새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경남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트루벤인베스트먼트가 경남지역 상공인과 관계를 가진 건 올 초부터다. 주력으로 추진중인 인프라 프로젝트 펀드가 성과를 내기까지 시일이 걸려 중소기업의 재무안정을 위한 펀드를 구체화한 시점이다. 트루벤은 최근 포스코-IBK와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재무안정펀드를 만들었다.
| ▲구본진 트루벤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김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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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는 “경남은행 매각은 행정적 행위이기도 하지만, 지역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정치적 고려가 필요하다”며 “순전히 민간에만 있었다면 번거롭기도 해서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경남 상공인들의 바람과 30년 관료생활을 통한 정부로서의 고민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열심히 구조를 짜고 있다. 다만 금산분리라든가 여러가지 제약 요건이 많아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일단 시작했고, 전문팀을 구성한 만큼 다음 달 23일까지 제대로 된 안을 만들어 제출하겠다.”
구 대표의 트루벤인베스트먼트는 한화증권, 라자드를 경남은행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고, 경남 상공인들과 대기업·금융회사 등을 아우르는 PEF 지분 구성을 논의중이다. 경남지역 상공인이 주장하는 1조원의 투자의향서에 대해서도 검토에 들어갔다.
“구조만 잘 짜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을 펼친 사람(정부) 입장에서도 무대에 뛰는 사람이 많으면 좋은 게 아닌가? 지역이익과 정부 생각의 접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퍼즐을 열심히 돌리다 보면 딱 맞는 데가 있을 것이다.”
민간 영역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뛴 지 벌써 1년 반. 이윤보다는 사회 유기적인 혜택을 중요시하는 구본진 대표가 제시하는 경남은행 인수방안에 관심이 간다. 다소 과하게 표현하자면 그가 아니었다면, 경남지역 상공인들이 인수전에서 열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부로서도 원칙이 지켜진다면, 경남지역 상공인(PEF)에게 팔지 않을 이유도 없지 않은가.
“경남 상공인들과 정부의 구상 사이에 적절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구본진 대표의 말에서 경남 상공인들의 염원과 그의 책임감이 고스란히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