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05.16 05:05:19
지표부진 딛고 소폭상승..나스닥도 3470선 넘어
에너지주 부진..애플 `헤지펀드 매도`에 3%대 추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미국과 유럽 경제지표가 동시에 부진했고 애플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부양 기대와 증시 낙관론에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0.44포인트, 0.40% 상승한 1만5275.69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도 8.44포인트, 0.51% 뛴 1658.78을 기록하며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일보다 9.01포인트, 0.26% 높은 3471.62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 둔화되면서 6분기 연속으로 경기 침체양상을 이어갔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이는 유로존에서의 부양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자극시켰다.
또 영국 영란은행이 성장 전망을 높이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국가 신용등급 상향 덕에 그리스 국채금리가 3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도 힘이 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중 산업생산이 석 달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미국 제조업 선행지표 격인 엠파이어 스테이트지수도 5월에 넉 달만에 위축세로 돌아서는 등 제조업 관련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시장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주택시장 체감경기 호조는 우려를 낮췄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에너지주가 부진한 반면 소비재 관련주는 강했다.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구글 맵’을 선보이고 새로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한 구글이 3.25%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주가 900달러선을 넘었다. 반면 애플은 헤지펀드 거물들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는 소식에 3.38% 급락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공개했던 메이시스는 2.49% 상승한 반면 양호한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디어는 4.4% 하락하고 말았다.
◇ 美 헤지펀드 거물들, 애플 주식 앞다퉈 팔았다
월가를 대표하는 유명 헤지펀드들이 올초 애플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 보유하고 있는 애플 주식을 잇달아 팔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소식에 애플 주가는 또 한번 충격을 받고 있다.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주요 기관들의 보유지분 공시(13F)에 따르면 줄리언 로버트슨이 이끌고 있는 타이거 매니지먼트와 데이빗 테퍼가 대표로 있는 아팔루사 매니지먼트가 1분기(1~3월)중에 애플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그동안 애플 주식에 장기간 투자해왔던 타이거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분기말 기준으로 4만2125주였던 애플 보유 주식을 1분기중에 모두 처분하고 애플 투자를 모두 청산했다. 타이거측은 이미 지난해 4분기중에도 3분기말 10만930주였던 애플 보유주식을 절반 이상 줄인 바 있다.
이와 함께 아팔루사 매니지먼트도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애플 주식을 23만9020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앞선 지난해 4분기말의 48만6476주에 비해 24만7000주나 줄어든 것이다. 전날 CNBC에 출연했던 테퍼 대표는 “애플 주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며 애플이 다음에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한다면 주가도 회복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실제로는 보유주식을 절반 이상 줄인 셈이다.
◇ 구글, 음원서비스 도전장..‘구글맵’도 대대적 업그레이드
구글이 월 정액만 내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무제한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했다. 기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티파이(Spotify)’, ‘판도라(Pandora)’는 물론이고 조만간 출시될 애플의 ‘아이라디오(iRadio) 등과의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날 전세계에서 6000여명의 개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2013 개발자회의’ 기조연설에서 새 음원 서비스인 ’구글 플레이 뮤직 올 엑세스(Google Play Music All Access)‘의 출시를 알렸다. 크리스 예가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담당 이사가 무대에 올라 공개한 이 음원 서비스는 매달 9.99달러 정액의 사용료만 내면 스마트폰에서 무제한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구글은 이미 유니버셜과 소니, 워너 등 3대 대형 음반사들과도 음원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또 구글이 핵심 어플리케이션인 ’구글 맵(Map: 지도)‘에 3차원(3D) 이미지와 소셜 검색 등을 포함시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았다. 보다 빠르고, 개인화되고 실감나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에 대해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없이도 3차원(3D)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세부 기능에 대해서 “지도상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한 존스 디자이너는 “추가 클릭하지 않은 채로 지도상에 있는 기업체 정보나 최단 거리 찾기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브라우저 속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흐릿한 화면없이 신속하게 지도를 줌인(zoom-in) 할 수 있도록 했고 ’구글 어스(Google Earth)‘ 어플리케이션과 통합을 통해 세계 곳곳의 특정 장소에 대한 세부 모습까지 제공하게 된다. 아울러 개별 식당이나 박물관 등을 추천해주는 소셜 검색(Social Search) 기능도 강화됐다.
◇ 美 산업생산-엠파이어지수 부진..주택지표는 호조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지난 4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3월의 0.3% 증가에서 감소로 급선회한 것으로, 0.2% 감소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다.
산업별로는 전체 산업생산의 75%에 이르는 제조업 생산이 0.4% 감소한 것이 부담을 줬다. 3월의 0.3% 감소보다 악화됐고 0.1% 증가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크게 못미쳤다. 유틸리티 생산도 3.7% 줄었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0.9% 증가했다.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을 제외한 순수한 제조업 생산도 0.5% 감소했다. 0.2% 증가였던 3월 수치에도 크게 못미쳤다.
또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마이너스(-) 1.4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4월의 +3.05보다 낮아진 것은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인 +4.00에도 크게 못미쳤다. 특히 지난 2월 7개월만에 처음으로 지수가 경기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기준치인 제로(0)를 넘어섰던 지수는 넉 달만에 다시 이 선을 지켜내지 못하며 제조업 경기가 다시 위축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5월중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4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4월 확정치인 41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인 43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현재 단일 가구 주택판매지수는 44에서 48로 상승했다. 미래 구매자지수는 39에서 33으로 올라갔고 향후 6개월내 주택 판매지수 역시 52에서 53으로 올라갔다.
◇ 유로존 1Q 성장률 -0.2%..6분기째 침체
유로존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2% 위축됐다. 시장 예상치보다 좋지 않은 수준으로, 6분기 연속으로 위축세를 보이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1분기중 유로존 17개 회원국들의 GDP가 전기대비 0.2%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선 작년 4분기의 0.6% 위축보다는 다소 개선된 것이지만, 마이너스(-)0.1%를 전망했던 시장 예상치에도 못미친 것이었다. 이로써 유로존 경제는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지난 1995년 이후 가장 긴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의 성장률이 -0.2%를 기록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GDP도 각각 0.5%씩 뒷걸음질 쳤다. 독일은 0.1%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위축세를 면했다.
피터 반덴 호테 ING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가 하반기에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려면 경제주체들의 자신감 회복이 필요하다”며 “결국 유로존 지도자들은 통화동맹을 강화하고 금융동맹을 신속하게 결성하는 모멘텀을 발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영란銀 “英경제 곧 살아난다”..물가전망은 낮춰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영국 경제가 곧 살아난다”고 선언했다.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전환하면서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오히려 낮췄다.
영란은행은 이날 발표한 2분기 물가 안정 보고서에서 “경제가 앞으로 3년동안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선 1분기의 “회복이 지속되겠지만 더딜 것”이라던 전망에 비해 다소 낙관적인 표현이었다. 실제 이날 영란은행은 2분기중 영국 경제의 GDP 성장률이 0.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앞선 1분기의 0.3% 성장에 비해 더 개선된 수준이다.
기자회견에서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도 “영국 경제 전망에 반가운 변화가 있다”며 “경기 회복이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다만 영란은행은 “영국 경제는 수 십년만에 가장 더딘 회복세를 보여왔고 내년이나 그 이후에도 성장률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현재 경기 회복에서도 하방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킹 총재 역시 “전형적인 경기 침체는 피했지만 그렇다고 전형적인 경기 회복세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영란은행은 향후 2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자신들의 정책 목표치인 2.0% 근방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3%를 예상했던 지난 1분기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후 1년간 물가 상승률도 평균 2% 아래에 머물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