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루만에 반등..실적+키프로스 기대

by이정훈 기자
2013.03.23 05:08:10

3대지수 1% 미만씩 상승..S&P, 1550선 재돌파
소비재관련주 강세..애플 상승-블랙베리 추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조정 하루만에 다시 반등했다.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키프로스 구제금융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2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90.54포인트, 0.63% 상승한 1만4512.03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2.40포인트, 0.70% 오른 3245.00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1.09포인트, 0.72% 높은 1556.89를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주간으로는 0.1~0.2%씩 하락하며 주간 상승세를 마감했다.

유로존 국가들이 키프로스의 소위 ‘플랜B’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밝힌데 이어 러시아도 추가 금융지원을 제공하지 않기로 하자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다만 이후 키프로스 의회 표결에서 어떤 안이 나올지를 기다리는 관망심리가 좀더 커졌다.

미국에서는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개장전 나온 나이키와 티파니 등 기업들의 실적이 동반 호조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소비재관련주들이 특별히 강했다. 월마트와 휴렛-패커드(HP)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애플이 오는 6월말에 ‘아이폰5S’와 ‘아이패드5’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주가가 2.03% 상승했다. 개장전 양호한 분기 실적을 공개한 나이키는 11% 이상 급등했고 역시 시장 호조를 등에 업고 보석업체인 티파니도 1.94% 올랐다.

전날 장 마감 이후 분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칩 판매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기대감에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주가가 11% 가까이 치솟았다. JP모간체이스도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자리를 지키게 됐다는 점에 안도하며 0.50% 상승했다.

반면 블랙베리는 최대 시장중 하나인 미국에 ‘Z10’을 출시한 첫날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8% 가까이 추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 래스킨 연준이사 “美고용회복, 저임금-비정규직 덕”

새라 블룸 래스킨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최근 미국의 고용 회복세는 근로자들의 낮은 임금과 비정규직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그 토대가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래스킨 이사는 이날 전미 지역재투자연합(NCRC)이 주최한 연례 컨퍼런스에 참석, “최근 고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그 토대는 여전히 취약해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 경기 회복기에 비해 현재 임금 성장세는 여전히 저조한 편”이라며 “이는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직종 위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탓”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경기 침체기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가운데 3분의 2는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괜찮은 제조업과 건설업종, 사무직 등이었는데, 이들이 최근 일자리를 다시 찾으면서 임금이 낮은 소매업종과 음식서비스업 등에 취업했다”며 “특히 이들은 대부분 정규직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래스킨 이사는 “연준이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저금리 기조와 부양조치 등이 고용 성장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연준이 장기적으로 이처럼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의 유형까지 좌지우지할 순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특히 경기 침체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줬다”며 “이들 대부분은 낮은 임금과 높아진 은행 문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것이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타이트한 은행 대출은 앞으로도 지속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 윌버 로스 “美 장기채권, 거대한 위험에 봉착”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사모펀드(PEF)인 WL로스앤코를 이끌고 있는 윌버 로스가 미국 장기채권이 거대한 위험에 봉착하고 있다며 투자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로스 WL로스앤코 회장은 이날 CNBC에 출연, “연방준비제도(Fed)가 여전히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장기채권에 투자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내년에는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고 보진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로스 회장은 “오히려 주식이 아닌 채권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만약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지난 2000~2010년 10년간 유지해온 평균 금리수준까지만 상승한다고 해도 채권가격은 23%나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는 엄청난 리스크”라고도 했다.



또한 “연준이 양적완화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1~2년내 가격 하락 리스크를 생각한다면 불과 몇 bp(1bp는 0.01%포인트)의 수익을 얻으려고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그다지 가치있는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자신의 사모펀드에서 투자하고 있는 회사들에게 가능하다면 자금을 조달할 때 장기로, 고정금리로 빌리라고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로스 회장은 최근 키프로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당신이 만약 러시아 갑부가 아니라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 유로존, 키프로스 ‘플랜B’ 거부..압박 고조

구제금융 지원 비준안을 부결시킨 키프로스가 대안으로 마련한 소위 ‘플랜B’에 대해 유로존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특히 독일은 다소 완화된 은행 예금 과세안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유로존과 독일 정부는 키프로스가 제출한 플랜B를 실현 가능성이 없는 안으로 보고 이를 거부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기 위한 담보로 사용될 국가재건기금의 일부로 사회보장 연금기금 등을 통합해 국유화하는 계획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 총리는 “키프로스 구제금융 합의안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의 채무 조정과 은행권 구조조정이 중심 내용이 돼야 한다”며 “이는 신뢰의 문제”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결국 독일 정부는 기존에 키프로스에 요구했던 58억유로 규모의 은행 예금에 대한 과세를 계속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키프로스의 대형 은행인 라이키와 뱅크오브키프로스 모두가 이미 지급 불능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럽연합(EU)법상으로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10만유로 이상 예금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당초 모든 고액 예금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독일은 “러시아인들의 계좌를 포함해 고액 예금 가운데 20% 정도에만 과세하면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소 완화된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키프로스 의회는 이날 사회보장 연금 기금의 국유화와 라이키 은행 구조조정 등의 방안을 담은 플랜B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이처럼 유로존의 반대가 거센 만큼 결국 은행 예금 과세안을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EU, 애플 유통배급 반독점여부 조사할듯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사의 모바일 기기의 유통 배급과 관련한 반독점 위반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이네 콜롬바니 EU 집행위원회 경쟁당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EU 집행위원회는 애플과 애플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유통 배급 관행을 둘러싼 우려들을 인지해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콜롬바니 대변인은 “여전히 이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는 경쟁이 강한 편”이라고 평가하면서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 시장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신호가 나타난다면 당연히 우리가 개입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원회측은 “애플의 반독점, 반경쟁 행위에 대한 공식 문제제기는 없었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부 일부 이동통신 사업자들로부터 비공식적으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사업자들은 애플과 구글 등의 컨텐츠 공급자와 통신업계간에 광범위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애플이 통신사들과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아이폰’에 대한 일정 수준의 보조금과 마케팅을 요구하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 ECB, 은행 대출시 담보요건 또 높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앞으로 역내 은행들에게 제공하는 대출에 대한 담보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ECB는 이날 오는 2015년 3월부터 일부 정부가 보증하는 은행채와 커버드본드를 은행들에 대한 대출시 담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CB에 따르면 앞으로는 거래상대방(카운터파티)이 직접 발행하거나 거래상대방과 밀접하게 관련된 주체가 발행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정부보증 은행채는 대출시 담보로 인정되지 않는다. 또 이같은 은행채를 자산풀로 발행하는 커버드본드 역시 담보로 인정되지 않는다.

앞서 ECB는 1년전부터 높은 크레딧 기준에 맞춘 최소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정부보증 은행채를 담보로 인정하지 않도록 했고, 지난해 7월에는 이같은 은행채 담보 한도를 책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ECB는 새로운 담보 규정이 시행되기 전인 2015년 2월까지는 이들 채권을 명목가치로만 담보로 인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