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격전지를 가다.3-서울 도봉갑..김근태의 부활?

by나원식 기자
2012.02.08 0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08일자 3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2008년 총선 당시 서울 도봉 갑 지역구는 이변이 일어났다. 정치 신인이었던 신지호 한나라당 후보가 ‘도봉 갑 터줏대감’으로 불리던 김근태 통합민주당 의원을 물리치고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뉴라이트 진영의 대표 주자로서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역임하고 있었고,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한 김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도 불린 정치 거물이었다. 신 의원은 한나라당의 수도권 압승 분위기와 뉴타운 추진 공약을 등에 업고 김 전 의장을 1.88%포인트 차로 눌렀다.

김 전 의장은 정치적 재기를 노리며 다시 출마하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해 ‘리턴 매치’가 예상됐지만 지난해 12월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올들어 김빠진 총선을 치를 뻔한 지역구가 전국적인 격전지로 떠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장의 부인인 인재근 씨의 출마설이 불거지면서다.

한명숙 대표가 인 씨의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고, 도봉갑 대의원들이 인 씨를 지역위원장으로 임명해달라는 청원서를 중앙당에 전달하는 등 출마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인 씨는 “아직 상중이어서 출마 여부는 49재인 오는 16일 이후에나 결정할 것”이란 입장이다.

인 씨는 이화여대 재학 시절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활동을 해온 경력으로 출마의 명분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신 의원과 인 씨의 대결이 성사되면 도봉 갑 지역구는 다시 ‘보수 대 진보’라는 충돌의 상징이 변해 양당의 총력 지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도봉 갑에 예비등록을 마친 인사는 모두 4명이다. ▲한나라당 윤민상, 이재범 ▲통합진보당 이백만 ▲무소속 이종원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작 신 의원과 인 씨는 아직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도봉 갑의 민심은 야권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 18대 총선을 제외하면 15대 이후 내리 3선을 현 민주통합당이 차지하는 등 야당 성향이 강하다. 18대 총선 이후 치러진 여러 선거에서도 이런 특징이 두드라진다.



지난 10·26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범야권 후보는 도봉구에서 54.72%를 얻어 44.87%를 득표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10% 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2010년 6·2 지방선거의 경우 이동진 민주당 후보가 김영천 한나라당 후보를 8% 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구청장에 당선됐다.

물론 신 의원도 현역 의원이란 프리미엄에 한나라당이 당 차원에서 집중 지원을 하면 만만찮은 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상황에 따라 보수표가 결집할 여지도 있다. 신 의원은 신 의원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 예상되나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통합진보당의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출마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고 국민참여당에서 대변인직을 맡았었다. 그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도봉 갑 지역은 야권 연대의 상징으로 통합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도봉구
무소속 박원순 54.72%
한나라당 나경원 44.87%
무소속 배일도 0.39%

▲ 2010년 6·2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도봉구
민주당 한명숙 47.10%
한나라당 오세훈 46.98%
진보신당 노회찬 3.40%
자유선진당 지상욱 2.03%
미래연합 석종현 0.48%

▲ 2010년 6·2 지방선거 서울 도봉구청장
민주당 이동진 50.34%
한나라당 김영천 42.82%
무소속 손동호 3.69%
미래연합 권중길 3.13%

▲ 2008년 18대 총선 서울 도봉구 갑
한나라당 신지호 48.04%
민주당 김근태 46.16%
민주노동당 김승교 3.45%
무소속 홍우철 1.40%
평화통일가정당 이현재 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