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많은 역피라미드 탈피해야 미래 있다"

by류의성 기자
2011.12.19 08:00:00

풍림·삼호 등 워크아웃 건설사들, 신입 공채 `눈길`

☞ 이 기사는 12월19일자 이데일리신문 19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류의성 성문재 기자] 지난 17일 풍림산업(001310) 회의장. 이윤형 사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들이 열심히 서류를 보고 있었다. 3차 최종 면접을 진행 중인 신입사원 지원자들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풍림산업은 30명 가량을 이번 2012년 신입사원으로 뽑는다.

워크아웃 기업은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뽑더라도 극소수다. 사정이 안좋은 기업들은 오히려 직원을 감축해야한다. 이렇다보니 풍림의 경우 2011년 신입사원은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그럼에도 풍림산업이 이번에 신입사원 채용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워크아웃 전 신입사원 채용 수준이 50여 명이었다는 점과 워크아웃 중이라는 걸 감안할 때, 채용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이 회사 고위관계자는 "현재 고위직급이 많은 역피라미드형 형태로는 조직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영이 어려운 건설사들 대부분이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경력직원보다는 신입사원의 충성심이 훨씬 높다는 점도 이번 신입사원 채용을 결정하게 된 이유다. 풍림의 신입사원 절반은 토목직과 영업 등 관리직으로 채워진다.



워크아웃 진행 중인 삼호(001880)와 워크아웃을 졸업한 경남기업도 올해 신입사원을 뽑았다. 금호건설과 이수건설도 새내기 직원 공채를 마무리했다.

2009년 5월에 워크아웃에 돌입한 삼호는 지난 7월 신입사원 20명을 뽑았다. 작년에는 토목직 8명을 채용했지만, 이번에는 토목직(5명), 관리·안전직(8명), 건축직(7명)을 골고루 선발했다.

삼호의 고위 관계자는 "워크아웃 당시 4대강 사업 등 전국적으로 토목공사가 다수 진행되면서 타사로 이동하는 인력들이 많았다"며 "2009년과 2010년은 이탈 인력들에 대한 인원 보강 차원에서 토목직을 주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에는 그동안 선발하지 못했던 직종을 주로 선발했다"며 "과장 이상 고직급의 비율이 70%에 이르는 상황에서 신입사원 채용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바 있는 경남기업(000800)도 올해 31명을 공개 채용했다. 분야도 건축과 토목, 플랜트, 관리 등으로 다양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입사원의 경우 당장 현장에서 활용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의 미래를 끌고 갈 인재를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채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호건설은 지난 7월 신입사원 26명이 입사했고, 내년 1월에는 30명 안팎의 신입사원이 입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채용된 인원 중 30%는 기계·전기 부문으로, 15%는 토목직으로 배치되며 나머지 직종은 선발 이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수건설은 내년 1월 신입사원 2명이 출근을 시작한다.

한 건설회사의 인사팀 관계자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해서 사업을 손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타업계보다 인력 비중이 높은 건설업 특성상 규모가 크지는 않더라도 신입사원 채용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