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현대·기아차 美 공략 전초기지서 성공 일군다

by원정희 기자
2011.11.09 08:00:00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기아차 조지아공장 다녀와

[몽고메리(미국)=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선선한 가을 날씨, 알록달록 단풍 든 나무들,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만 과연 자동차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 미국다웠다.

거리엔 GM, 크라이슬러, 포드를 비롯해 BMW,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종합 백화점에 온 듯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들이 위세를 뽐내고 있었다. 이 사이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기아차(000270) 쏘울.  쏘렌토와 현대차(005380)의 싼타페도 내로라하는 차들 속에서 당당히 질주하는 모습에 왠지 어깨가 으쓱해진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의 최대도시인 애틀란타(조지아주)의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한시간 남짓 달렸을까. 기아차 광고판과 이정표가 보이더니 이내 기아차 조지아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애틀란타에서 약 110km 떨어진 한적한 이곳. 예전엔 방직산업이 활황이었지만 산업이 망가지면서 한때 사람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기아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곳에서 한시간 반 정도 거리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현대차 공장 역시 과거 소들이 풀 뜯어 먹는 곳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호텔과 대형마트 등 각종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고속도로 위에서 한눈에 보이는 약 717만㎡(217만평)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미국 공략의 전초기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연산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인기 차종인 YF쏘나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등을 생산한다.
 


차체라인에서 277대의 로보트가 불꽃을 튀기면서 `착착` 박자를 맞춰 용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100% 자동화 된 설비다. 지난 2009~2010년 하버리포트 북미생산성평가 1위를 기록할 만큼 생산성이 높다.

의장공장 샤시라인에서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 재로드 잭슨 씨는 경쟁사와 비교한 현대차의 강점으로 주저없이 품질을 꼽았다. 그는 "생산공정 상의 지름길은 없기 때문에 언제나 체크하고 또 체크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입사 후 쏘나타와 그랜저(현지명 아제라)를 샀다는 그는 조만간 제네시스도 사고 싶다며 현대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공장인 만큼 최신설비를 자랑한다. `기아차-모비스-파워텍` 공장이 모두 벨트로 연결돼 효율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지난 9월 K5(현지명 옵티마) 생산과 함께 근무체계를 3교대제로 전환해, 내년부터는 기존 30만대서 36만대 체제로 확대된다. 이곳에서 일하는 일선 직원부터 임원까지 모두 K5의 성공에 확신이 차 있었다.


윤준모 조지아공장 법인장(부사장)은 "내년에 자동차환경이 어렵다고 하지만 쏘렌토가 안정적으로 팔리고 있고, K5는 그동안 없어서 못 팔았기 때문에 내년엔 더 많이 팔릴 수 있다"며 "부족하면 부족했지 36만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의장공장의 캐리 브루워 씨도 "K5는 동급 세단의 완성형"이라며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3교대제와 내년 36만대 체제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법 하지만 그들의 바쁜 손길과 달리 밝은 표정은 이같은 믿음 때문이리라.

기아차 공장을 나서며 가이드가 또 다른 부지를 가리킨다. 미리 확보해 놓은 여유 부지로 머지않은 시간에 이곳에 제2공장이 들어서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