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수정 기자
2011.04.04 08:30:00
전환가격 5494원→693원..청구권 소멸시켜
K-IFRS 적용시 자본금 축소 해결
[이데일리 하수정 기자] 유비컴(043220)이 지난 2007년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 전환가격을 무려 87%나 낮췄다. 상환청구권은 아예 소멸시켜버렸다.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일 유비컴은 전환상환우선주의 전환가격을 5494원에서 693원으로 조정한다고 공시했다.
전환비율은 우선주 1주당 보통주 1주에서 우선주 1주당 보통주 7.928로 8배 가까이 늘었다. 이로 인해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는 주식 수는 기존 81만8969주에서 649만3506주로 대폭 증가한다.
특히 회사측에 우선주를 현금으로 상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상환청구권이 소멸됐기 때문에 이 물량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주가에 대규모 물량 부담이 될 수 있는 데다 경영권 지분이 희석될 수 있는 데도 유비컴이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자본금이 크게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한국회계기준 따르면 상환우선주는 자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K-IFRS(한국채택 국졔회계기준) 하에서는 부채로 인식된다. 상환우선주의 경우 회사가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갚아야 할 의무가 붙어있기 때문에 사실상 차입금과 마찬가지로 해석하는 것이다.
유비컴의 최근 주가는 1000원 미만으로 전환상환우선주의 기존 전환가격 5494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보통주 전환보다는 현금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전환상환우선주 발생시 자본금으로 잡혀있던 금액이 크게 줄어들고, 이에따라 부채비율이 확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금자산 유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유비컴은 투자자에게 싸게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줘 보통주 전환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청구권을 포기토록 한 것이다.
물량 부담에 대한 방어 장치는 마련했다. 전환된 보통주의 30%는 오는 9월 말까지 의무 보유토록 했고 70%의 경우 내년 6월 말까지 락업기간을 설정해놨다.
또 대표이사가 280만주 내에서 보통주를 사들일 수 있도록 콜옵션 조항을 넣었다.
유비컴 관계자는 "상환전환우선주 투자자인 IBK제3호사모투자전문회사와 상환 청구권 포기 및 상환의무 소멸, 전환가격 조정에 대해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올해부터 K-IFRS 적용시 부채로 인식될 전환상환우선주를 전액 자본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환되는 보통주식 중 280여만주에 대해서는 김은종 대표에게 콜옵션의 권리가 있다"면서 "콜옵션 행사시 김 대표의 지분율이 합의 이전 보유 지분을 상회하게 돼 전반적인 경영 지배권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비컴의 주가는 지난 2월까지 400원 안팎에서 머물다 지난 2월 중순부터 상승, 지난 1일 766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