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혼조..경제 우려vs기술주 기대

by전설리 기자
2007.10.23 00:57:08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2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금요일 경제침체 우려로 우울한 `블랙 먼데이` 기념식을 치룬 뉴욕 증시는 이날 하락세를 이어가며 출발했으나 나스닥 지수가 기술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 혼조세로 접어들었다.

신용위기와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하다.

특히 주말 선진7개국(G7) 회담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이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불안감을 더욱 자극했다.

G7 재무장관들은 지난 19일 워싱턴에서 회의를 마친 뒤 성명서를 통해 "미국 주택시장 침체로 불거진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얼마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최근 금융시장 동요, 고유가, 미국 부동산 시장의 악화 전망 등이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랜달 크로즈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이날 오전 연설을 통해 "일부 파생 금융상품 시장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장 전 머크 등 제약사와 완구업체 하스브로, 유전 서비스업체 핼리버튼 등이 개선된 실적을 내놨으나 불안한 투자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이들 실적과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애플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의 추가 하락은 막아내는 모습이다.

오전 11시51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473.00으로 전일대비 49.02포인트(0.36%)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30.72로 5.56포인트(0.20%)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06포인트(0.20%) 내린 1497.57을 기록중이다.

90달러선을 넘나들던 국제 유가는 고공 행진을 멈추고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타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45달러(1.6%) 내린 87.15달러를 기록중이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상승세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41%로 전일대비 1.7bp 올랐다. 연준(FRB)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5.4bp 상승한 3.83%를 기록중이다.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58센트(1.1%) 하락한 1.4144달러를 기록중이다.



베어스턴스(BSC)는 0.1%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베어스턴스는 이날 중국 중신 증권(Citic securities)과 상호 10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와 홍콩 소재 합작사 설립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독일 제약사인 머크(MRK)와 미국 소비재업체 킴벌리 클락(KMB)도 실적 호조에 힘입어 각각 0.4%, 4.4% 올랐다.

머크는 이날 3분기 순익이 15억3000만달러(주당 70센트)로 전년동기 9억4060만달러(주당 43센트) 대비 6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수 및 구조조정 비용을 제외한 3분기 주당 순익은 75센트로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69센트를 상회했다.
 
킴벌리 클락은 3분기 순익이 4억5310만달러(주당 1.04달러)로 전년동기 3억6420달러(주당 79센트) 대비 24% 늘었다고 밝혔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1.07달러로 월가 예측치인 1.06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반면 쉐링 플로우(SGP)는 실적이 월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13.9% 급락했다.

쉐링 플로우는 3분기 순익이 7억5000만달러(주당45센트)로 전년동기 3억900만달러(주당 19센트)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 비용 등을 제외한 3분기 주당 순익은 28센트로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30센트를 하회했다.

유전 서비스업체 핼리버튼(HAL)과 미국 2위 완구업체인 하스브로(HAS)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각각 0.4%, 0.9% 내렸다.

핼리버튼은 이날 3분기 순익이 7억2700만달러(주당 79센트)로 전년동기 6억1100만달러(주당 58센트) 대비 19%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주당 64센트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스브로는 3분기 순익이 1억6200만달러(주당 95센트)로 전년동기 1억달러(주당 58센트) 대비 62% 늘었다고 밝혔다. 일회성 요인 등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78센트로 월가 전망치인 71센트를 웃돌았다.

골드만삭스(GS)는 0.1% 하락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와 추진해왔던 80억달러 규모의 오디오 제조업체 하만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 인수 딜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애플(AAPL)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는 각각 1.5%, 0.2% 올랐다. 반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는 2.1%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