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근모 기자
2006.01.28 06:44:56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27일 뉴욕증시의 탄력적인 반등이 이틀째 이어졌다. 다우지수가 9거래일만에 1만900선을 회복했고, 나스닥은 6거래일만에 2300선에 복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브로드컴, 프록터 앤 갬블 등 주요 기술 및 전통기업들이 실적호재 릴레이의 바통을 이었다.
지난달 신규 주택 매매가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주택시장 급랭 우려를 덜어줬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 초반으로 급락,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번 1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망매물을 붙들어 맸다.
반도체 업종이 3% 가까이 상승, 장세를 주도한 가운데, 유가가 급반등한데 힘입어 석유 관련 업종에도 매수세가 활발하게 유입됐다. 미탈이 아셀로에 대해 인수합병을 제의한 것으로 드러나 철강업종 전반에 M&A 기대감이 퍼졌다.
이날 다우지수는 0.90%, 97.74포인트 상승한 1만907.21, 나스닥지수는 0.93%, 21.23포인트 오른 2304.23, S&P500 지수는 0.78%, 9.89포인트 상승한 1283.72를 기록했다.
이번 한 주동안 다우는 2.25%, 나스닥은 2.5%, S&P500은 1.8% 상승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2.3%, 1.50달러 상승한 배럴당 67.76달러에 마감했다. 무장 저항단체인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압승한 것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이번 한 주동안에는 1.1% 내렸다.
◆브로드컴 어닝 서프라이즈..반도체 견인
브로드밴드용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BRCM)이 19% 치솟았다. 전날 장마감후 발표에서 브로드컴은 4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각각 50센트 및 8억2060만달러에 달해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44센트 및 7억8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브로드컴은 1분기에 8억6500만∼8억7500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해 역시 시장 기대치 7억6100만달러를 대폭 상회했다.
브로드컴 호재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X)가 2.7% 급등했다. 인텔(INTC)은 0.8% 올랐다.
전날 장 마감 후 분기 성적을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MS의 분기 순익은 주당 34센트로 시장예상치(33센트)를 넘겼다. 야심작 X박스의 판매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시장 예상보다 작은 118.4억달러의 매출액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4.9% 상승했다.
다만, 인터넷업종(GIN)은 0.7% 하락, 부진한 모습이었다.
◆철강주 M&A 기대감 들썩
철강주들이 동반 급등했다. US스틸(X)이 4.4%, AK스틸(AKS)은 7.7%, 뉴코(NUE)는 6.3% 상승했다. 나스닥의 스틸 다이내믹스(STLD) 역시 6.4% 상승했다.
미탈스틸이 지난 14일 아셀로에 대해 227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철강산업 역사상 최대규모의 딜이다. 유럽시장에서 아셀로 주가가 28% 치솟았고, 미탈 역시 6.2% 상승했다. 철강업종의 연쇄 M&A 기대감이 증폭돼 유럽지역 철강주 모두가 큰 폭의 오름세를 탔다.
◆P&G-셰브론 텍사코 실적 호조
블루칩 중에서는 프록터 앤 갬블(PG)이 우수한 성적을 발표했다. P&G는 4분기 주당 순이익이 72센트를 기록, 예상치 69센트를 웃돌았다. 매출도 전년동기비 27% 늘어난 183억4000만달러로 기대치를 상회했다.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P&G 주가는 1.6% 상승했다.
미국 2위 정유업체 셰브론 텍사코(CVX)도 비교적 우수한 실적을 발표해 0.3% 올랐다.
셰브론은 작년 4분기 주당 순이익이 1.86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예상치 1.89달러보다는 조금 낮았지만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월마트 투자의견 하향에 약세
유통업 대표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JP모건은 미국 2위 유통업체 타겟(TGT)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타겟이 유통업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주당순이익(EPS)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는 0.5% 올랐다.
반면,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MT)에 대해서는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월마트가 독보적으로 누리고 있던 구매력과 판매력이 향후 1~2년 안에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는 1% 떨어졌다.
유가 급등세에 따라 석유업종(XOI)이 1.9% 오른 반면, 항공서비스(XAL)는 1.7%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