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의철 기자
2002.06.17 07:58:27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월가가 다시 "기술주의 바닥찾기"에 나섰다.기술주들은 최근 두달간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그러나 여전히 기술주들에 대해선 우려의 시각이 더 많다.월가의 많은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기술주들은 추가 하락의 리스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요는 기술주의 바닥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대표적인 기술주들중 일부가 실적전망을 하향하거나 부정적인 실적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인텔을 포함해 스프린트PCS 루슨트 아도비 등이 그들이다.일부 기술주 종목들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선 물론이고 전 분기보다 실적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요 기업 CEO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진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다.휴렛팩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CEO는 "아직까지 어떤 긍정적인 신호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도 "지금 경기의 전환을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경고했다.
기술주들은 바닥을 쳤는가? 아니라면 바닥은 어디쯤인가? 최근 뉴욕에서 열린 "베어스턴스 기술 컨퍼런스"(한국의 삼성전자도 참석했다)에서 베어스턴스의 애널리스트인 앤디 네프는 "기술주의 주가가 충분히 빠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참석자들에 던지며 "많은 이들이 최악이라고 생각할 때가 역으로 오히려 매수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정서는 극도로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돼 있다.특히 기술주를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거의 손을 놓고 망연자실한 상태에 놓여있다.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행콕 테크놀로지 펀드의 공동경영자인 마크 클리는 "25년 동안이나 투자업무에 종사하면서 이렇게 분위기가 좋지 않은 때는 없었다"고 말한다.
기술주들의 주가와 관련해서 한가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기술주들이 과거의 "눈부신" 수익률을 재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물론 많은 기술주들의 실적이 올해 3분기나 4분기 향상될 수 있다.그리고 이같은 실적 향상과 비례해서 기술주들의 주가도 올라갈 수 있다.그러나 지금의 테크주들이 과거에 자신들이 기록했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긴 힘들다.
과거엔 연간 30%에서 40%의 이익이나 매출 성장률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기본적으로 시장은 성숙돼 있고 테크 기업들은 낮은 성장률에 만족해야 한다.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그것도 고작 몇 % 성장이 고작인 그런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드레이퍼스 펀드의 마크 헤르코비치 선임 펀드매니저는 "90년대 말에 목격했던 그런 성장이 다시 오기는 힘들다"고 단언한다.샐리그만 통신및 정보기술펀드를 운영하는 폴 윅 역시 "기술주들이 하나의 테마를 형성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가지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것은 기술주들이 경기 사이클을 탄다는 점이다.경기사이클에 따라서 실적이 변화하고 이에따라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기회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다.그것이 비록 과거와 같은 눈부신 수익률을 주지는 못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