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24.08.21 04:39:47
디폴트옵션 도입 1년…단순평균 10.8% 수익률로 언급
대부분 원리금보장 상품 투자…가중평균 제시해야
''상품 자체 객관적 수익률 보여주기 위해'' 해명했지만
디폴트옵션 낮은 수익률 감추기 위한 의도적 통계 왜곡 비난 지속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보유 자산이 1억원인 투자자가 있다. 이 사람은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에 1억원의 90%인 9000만원을 투자했다. 초저위험 상품인 예적금의 1년 수익률은 3.47%다. 그리고 이보다 약간 위험이 높은 저위험 상품에 500만원, 중위험 상품에 350만원, 고위험 상품에 150만원을 각각 나눠서 투자했다. 저위험 상품의 1년 수익률은 7.51%, 중위험 상품은 12.16%, 고위험 상품은 16.55%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1년 투자 수익률은 어떻게 계산해야할까? 각 상품별로 투자한 규모를 반영해서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약 4.17%가 나온다.
그런데 이 사람이 투자한 자금에 대한 1년 수익률을 투자한 상품 유형별 수익률만 단순하게 합해 평균을 낸 9.92%라고 이야기한다면? 말 그대로 ‘사기’다. 이 사람이 1년을 투자해 얻은 수익률은 9.92%가 아니기 때문이다. 9.92%는 그저 각기 다른 위험군별 각각의 수익률을 모두 더해서 나눈 값에 불과하다.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는 숫자다.
이번에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이 함께 발표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2024년도 2분기 말 기준 수익률 등 현황 공시’ 내용이 이런 꼴이다.
보도자료에서 고용부는 ‘1년 이상 운용된 디폴트옵션 상품의 연(年) 수익률은 10.8%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디폴트옵션에 가입할 경우 1년 수익률이 10%가 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부분 언론이 기사 제목으로 ‘디폴트옵션 1년 수익률 10.8%’라고 뽑았다.
이데일리가 이를 지적한 보도를 하자 고용부는 ‘최초 공시 이후 일관되게 디폴트옵션 개별 상품 수익률과 산술평균한 값을 제공했다. 상품 자체의 객관적인 수익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자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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