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Drive]UAE표 PEF…“작정하고 만들었네”
by박소영 기자
2024.07.12 06:39:19
UAE 대통령 동생 몸담은 회사 자금 투입
출범 후 운영 1분기만에 AUM 150조원
M&A부터 ETF 상장까지 광폭 행보 보여
글로벌 시장 정조준 첫 행선지는 ''아시아''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대통령 동생네 회사가 차린 사모펀드(PEF) 운용사.’
이 같은 타이틀로 중동 자본시장 관계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아랍에미리트(UAE)의 ‘루네트’ 이야기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운용자산(AUM)이 1분기 만에 2배 이상 증가하고, 2건의 인수·합병(M&A) 딜(deal)에 나서는 등 회사는 벌써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가 글로벌 자본시장을 타겟으로 삼은 만큼, 향후 어떤 딜을 주도하고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나리오를 써내려갈지 업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UAE 아부다비 소재 PEF 운용사 루네트 캐피탈의 AUM이 3월말 기준 1050억달러(약 14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월 500억달러(약 69조원)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루네트는 지난해 9월 UAE의 키메라 인베스트먼트와 국부펀드 아부다비개발지주회사(ADQ)의 자금이 투입돼 만들어졌다. 키메라 인베스트먼트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동생인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가 의장을 맡는 UAE 내 또 다른 PEF 운용사다.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는 UAE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 의장직도 겸임 중이다. 이로 인해 루네트는 현지에서 ‘UAE 왕족 자금과 힘이 들어간 대체투자사’로 출범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회사가 밝힌 투자 분야는 다양하다. 바이아웃, 초기부터 후기 단계 벤처캐피털(VC), 사모크레딧, 실물 자산 등을 모두 아우른다. 전문 인력 80여 명이 투자를 이끌 계획이다. 이에 더해 주요 출자자(LP)로는 국부펀드 등 기관 투자자와 패밀리 오피스를 공략할 방침이다.
업계는 루네트가 상반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활발히 M&A 딜을 주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례로 회사는 지난 4월 블랙록과 KKR이 소유한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ADNOC) 오일 파이프라인의 지분 40%를 전량 인수했다. 이외에도 같은 달 두바이투자청(ICD)과 블룩필드 코퍼레이션이 소유한 ICD 브룩필드 플레이스의 지분 24.5%도 사들였다.
설립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내세웠다는 점도 흥미를 끈다. 루네트는 설립 당시부터 북미, 유럽, 아시아에 사무실을 차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첫 타겟은 일본, 인도 등 아시아가 될 전망이다. 회사는 키메라 S&P 일본 UCITS ETF와 키메라 S&P 인도 샤리아 ETF를 아부다비 증권거래소(ADX)에 신규 상장시키는 등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왕족 주도로 대체투자 영역을 키움으로써 경제 다각화 정책에 힘을 실을 모양”이라며 “글로벌 ETF 상품 상장으로 거래소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정부 정책에 보탬이 된 만큼, 앞으로 여러 방면에서 정부 정책에 맞춘 투자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