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윤 기자
2024.02.12 07:00:00
연휴 직후 미 소비자물가 발표, 둔화 전망
미국 1월 소매판매 0.1%로 둔화 예상
연준 부의장 등 연준 위원 발언 이어질 듯
중국 ‘춘절 연휴’로 한 주간 금융시장 휴장
환율, 하방경직적 흐름 우세…1320~1340원대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설 연휴 이후 외환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힌트를 찾기 위해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등에 주목할 전망이다. 물가와 소비 지표가 둔화한다면 시장에선 다시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연준 위원들이 발언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등도 주시해야 한다.
지난주 환율은 상하방 압력을 동시에 받으며 1300원 초반대 레인지 안에서 움직였다. 미국의 고용 서프라이즈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이 이어지자 미국의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설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와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 상단은 지지됐다.
설 연휴 직후인 13일에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전년동월비 2.9%로 전월(3.4%)보다 낮아지고, 근원물가도 전년동월비 3.7%로 전월(3.9%)에 이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에서 추정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전년보다 2.96%, 근원물가는 3.8%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연내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
15일에는 미국의 1월 소매판매 지수가 나온다. 소매판매도 전월비 0.1%로 전월(0.6%)보다 둔화되고 자동차와 주유소 판매를 제외해도 전체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연말 소비 수요 약화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계의 순자산이나 노동시장 여건이 아직 양호한 만큼 소비의 급격한 위축을 전망하지 않지만 초과저축의 감소나 타이트한 레버리지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소비 수요의 모멘텀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주에는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등 지역 연은 총재들의 발언이 이어질 예정이다. 대체적으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매파적인 색이 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지속해서 물가 둔화세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주 중국은 춘절 연휴로 한 주간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도 주초 연휴로 휴장한다.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 경제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미국 지표 영향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환율은 미국 1월 소비자물가 발표 전후 대외 긴축 경계 유지되는 가운데 하방경직적 흐름이 우세할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한국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업종 전반에 걸친 외국인 자금 순유입 기조 역시 유효해 원화 강세 요인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1320~1340원대 박스권 양상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불식시켰고 연준 위원들도 추후 경제 지표를 더 살펴보겠다고 한 만큼 지표에 의해 장이 움직일 것 같다”며 “설 연휴 이후에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한 만큼 환율은 1300원 초중반대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