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로 돈 버는 프린트 사업과 같아"...마이크로디지탈, 올해 손기분기점 돌파 확실

by김지완 기자
2023.11.03 09:03:19

27일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이사 인터뷰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이 마침내 올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전망이다.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회사 제공


3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디지탈은 올해 매출 100억원 달성, 손익분기점 도달 등의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해 매출액 89억원, 영업손실 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 3년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 -105억원, 2021년 -64억원, 지난해 -80억원 순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올해 본격적인 투자회수 구간에 진입하면서 이 같이 급격하게 손실을 축소할수 있게 됐다고 분석한다.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는 “우리 사업은 프린트기 사업과 똑같다”며 “프린트기를 저가에 판 뒤, 후에 토너를 팔아 이익을 회수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역마진, 저마진, 제로마진 등의 상황에서 일회용 세포배양기를 판매했다”며 “하지만 일회용 세포배양기 설치 업체들로부터 일회용 세포배양백 주문이 들어오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디지탈의 일회용 세포배양기 셀빅(사진=마이크로디지탈)
마이크로디지탈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1분기 5억원, 2분기 6억원 등 총 11억원에 그치고 있다. 올 하반기 충분히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는 실적 흐름이다.

김 대표는 “셀트리온 경우는 일회용 배양백(bag)부터 공급을 시작했는 데, 10월말 기준으로 공급품목이 5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셀트리온은 현재 일회용 배양기 구매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이 외에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가동률 상승이 예상돼 일회용백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 2021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28억원 규모의 일회용 세포배양백·시스템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후 기대했던 러시아 코로나백신 위탁생산 수요가 기대를 밑돌면서 일회용 세포배양백 공급이 저조했다.



하지만 최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그룹은 인도 최대 제약사 닥터레디스 레버러토리즈 자회사 오리진 파마슈티컬스와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은 지난해 1~4 공장 준공을 마쳤다. 이 회사는 올해 6곳 매출처 확보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40개 이상의 거래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췌장암·고형암 항체치료제 등 11개의 항체 신약 파이프라인과 함께 허셉틴 등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가동률 상승에 따른 일회용 세포배양백 매출 증가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마이크로디지탈의 일회용 세포배양 장비와 배양백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유럽, 중동, 이스라엘 등 많은 업체들로부터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에 대해 문의를 받고 있다”며 “이들 중 상당 수는 실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디지탈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을 필드 테스트하는 회사는 현재 30여 개사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세포배양육 제조 회사도 포함돼 있다.

그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자가 치료제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 성장에 따라 일회용 배양기(바이오리액터) 큰 폭의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회용 배양백에서도 대량 배양이 가능해지면서 타깃 시장이 확대된 것도 매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면역 분석 장비 개발·생산 관련 투자가 일단락됐다는 점도 실적 반전에 계기가 됐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 4월 JW생명과학 자회사 JW바이오사이언스와 고감도 현장진단기기 제이웰릭스Q6 초도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제품은 면역 분석 장비로 전혈, 혈장, 혈청 등을 통해 다양한 질환을 진단하는 기기다. 마이크로디지탈이 이 제품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JW바이오사이언스가 판매를 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디지탈의 외형성장과 이익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면역 분석 장비 관련 연구개발비 지출이 컸고, 세포배양백의 저마진 판매가 지속돼 손실이 이어졌다”면서 “일회용 세포배양백 매출액이 기존 장비 구매처로부터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JW바이오사이언스와 수십 억원 규모의 본 계약이 예상된다”며 “아울러 일회용 세포배양 관련 공정개발 등의 신규사업 매출도 올라오고 있어 당분간 외형성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