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동 공장 만든다…尹대통령 사우디 방문 계기 MOU·계약 46건

by김형욱 기자
2023.10.23 02:55:10

한전·포스코·롯데 21조 암모니아 생산 LOI 맺고,
현대건설은 해수담수화·스마트시티 MOU 체결
현대차 연5만대 공장 짓고 KG모빌 車부품 공급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기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방문을 계기로 40건의 양해각서(MOU)와 6건의 협력 계약을 맺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양국 기업·기관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사우디 투자부가 22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공동 개최한 ‘2023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총 46건의 MOU와 계약을 맺었다.

이날 포럼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으며 방문규 산업부 장관과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이 MOU·계약 체결식에 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에너지 분야에선 계약 2건과 MOU 5건이 맺어졌다. 한국전력(015760)공사와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011170)이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와 155억달러(약 21조원) 규모 블루 암모니아 공동 생산을 추진한다는 협력의향서(LOI)를 맺었다.

정부와 한전을 비롯한 전력 공기업 등은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기존 석탄 연료에 무탄소 에너지인 암모니아를 일정 비율 섞어 전기를 만드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선 대량의 암모니아 조달이 필요한데 이를 석유 강대국인 사우디에서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또 다른 현지 기업 알조마이와 수소사업 관련 협력 MOU를, HD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와 청정수소 사업 MOU를 각각 맺고 한-사우디 수소·암모니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그밖에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현지 기업 알지하즈와 현지 변전소 사업 수주 때 협력기로 했다.

인프라·플랜트 부문에서도 계약 1건, MOU 7건이 맺어졌다. 현대건설(000720)은 사우디 투자부와 사막 지대 수자원 공급을 위한 해수담수화 사업과 네옴 등 스마트시티 협력 등 포괄적인 현지 사업 투자 협력 MOU를 맺었다. 도화엔지니어링(002150)은 사브 홀딩스와 현지 강 유역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더라인’ 조감도. (이미지=네옴시티)
제조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 총 2건의 계약과 17건의 MOU가 이뤄졌다. 현대차(005380)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손잡고 연 5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공장 설립 계약을 맺었다. 한국 기업 최초의 중동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KG모빌리티(003620)도 현지기업 스남 오토모빌 인더스트리와 한국 부품 공급을 위한 MOU를 맺었다.

그밖에 대한전선은 현지 케이블 생산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SPC그룹은 파리바게트 현지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만들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풍림파마텍 역시 현지기업 올케어그룹과 현지에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의료기기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산업부 산하 정책금융기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K-SURE)는 30억달러 규모 아람코와 금융 협력 MOU를 맺었다.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아람코 발주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한 보증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투자 포럼과 46건의 계약·MOU로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은 더 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 방한을 계기로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290억달러 규모 26개 계약·MOU를 맺은 바 있다. 현재 양국정부·기업 간 진행 중인 협력 프로젝트는 총 128건이다.

추가 성과도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21~24일 3박4일 일정으로 사우디를 방문하는데 오는 23일엔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계약 2건, MOU 2건 체결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이를 포함해 총 5건의 계약·MOU가 더 맺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 기업간 협력 프로젝트가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도 한-중동 경제협력 민·관 추진위원회(위원장 산업부 장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한 가운데 기업인들이 착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