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윤 기자
2023.09.25 05:00:10
세계 경제 3高 장기화 쇼크②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저항선 4.5% 돌파
발언 바꾼 파월,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 제기
WSJ "고금리 오랫동안 아닌 영원히 갈 것"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강(强)달러에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국채금리까지 16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자 금융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반등을 했지만 다시 시장에 공포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국채금리는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기술주, 성장주를 비롯해 부동산 시장 전반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18(-0.09%) 빠진 1만3211.81을 기록하며 지난 6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3개월간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셈이다.
이는 국채금리 상승과 관련이 깊다. 특히 모든 자산가격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수익률)는 이날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4.5%를 뚫고 4.509%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오랜 기간 보유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장기 채권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사라지면서(국채 매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은 중립금리가 사실상 오르면서 더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 정책금리의 기준선인 중립금리는 경기 과열 또는 침체가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금리를 뜻한다. 통상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연준 목표치 2.0%)에 0.5%포인트를 더한 2.5%를 실질중립금리로 추정된다.
지난달만 해도 파월 연준 의장은 “중립금리는 정확히 측정도 어렵고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중립금리가 상승했을 수도 있다”며 미묘하게 발언을 바꿨다. 그러면서 FOMC 위원들의 장기금리 전망치(중간값 연 2.5%)를 언급하며 “현재 중립금리가 보다 높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중립금리와 유사한 것으로 간주되는 장기금리를 연 3.0% 이상으로 전망하는 위원수는 6월 3명에서 9월 5명으로 늘어났다.
중립금리가 2.5%이고 기준금리가 5.5%면 실질금리는 연 3%인데, 중립금리가 3.5%로 올라가면 실질금리는 2%로 내려간다. 연준이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높은 경제성장세, 더 많은 재정적자와 국채발행,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노령화 등이 중립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고금리가 더 오래가 아니라 영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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