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심각…DSR 완화돼도 매물 증가 전망"

by노희준 기자
2023.06.09 00:02:00

하나증권...고금리 담보대출로 가계 부담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하나증권은 9일 “역전세 거래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그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역전세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완화에도 매물이 증가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증준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아파트 전세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시기는 2021년 9월부터로, 현재 낮아진 전세실거래가격과의 차이는 약 14%(전국)”라며 “전세가격이 빠지기 시작한 시기가 2022년 6월부터여서 약 9개월 이상 역전세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는 약 102만6000호로 전체 전세물량의 약 52.4%다. 그는 “7월까지 꾸준하게 증가한 이후로 월 평균 5만3000건의 역전세 물건이 1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이는 월평균 전세거래량의 45%에 해당하는 수치로, 거래되는 전세 둘 중 하나는 역전세라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갭투자 물건의 경우, 2021년에 약 24만건이 갭투자로 계약됐으며, 연간 전세거래량의 18% 수준”이라며 “만기가 도래하는 2023년에 전체 전세 거래의 약 20%는 역전세난 갭투자 물량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라 전국 나타날 수 있는 역전세 금액은 약 72조원이다(역전세 위험가구 102만6000호 X 역전세 보증금 격차 평균 7000만원). 전국 주택담보대출이 75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큰 금액이다.

그는 “전세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한 1년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며 “하지만 전세가격이 상승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는 시기에 대출금리도 재차 소폭 오르고 있는 분위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발생할 수 있는 역전세 유동성 리스크를 방지하고자 전세금을 반환하는 목적에 대해서 DSR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7월 중에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고금리에서의 담보대출은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매각을 위한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이 존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