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21.06.09 00:00:5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의사이자 의학 전문기자로 활동한 홍혜걸 씨가 췌장암 투병 끝에 사망한 유상철 전 감독의 명복을 빌며 자신도 폐암 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홍 씨는 자신의 질병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제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홍 씨는 지난 8일 오후 페이스북에 자신의 투병 사실이 알려진 뒤 “이런저런 소란을 빚고 있다. 지인들이 걱정되어 연락이 오는가 하면 일부 커뮤니티에선 관심 받아 보려고 튀는 글을 올린다는 악플도 달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차분하게 제 상황을 설명하고 암에 대한 작은 통찰을 드리고자 올린 글인데 이렇듯 오해가 난무하는 세태가 안타깝다”고도 했다.
홍 씨는 “저는 간유리 음영이다. CT에서 나타나는 소견이다. 혹이라기보다 부스럼 덩어리 정도로 보는 게 옳다. 엄밀한 의미에서 폐암이 아니다. 그러나 조직검사하면 대부분 암세포가 나온다”며 “시간이 지나면 인근 조직을 침범하거나 전이되어 생명을 위협하는 임상적 의미의 폐암이 된다. 그래서 저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간유리 음영도 서둘러 수술을 통해 떼어내는 경우가 많다. 간유리 음영을 폐암의 초기 단계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치의도 홍 씨에게 “단정적으로 폐암이라고 말한다”며 “관찰하다가 크기가 더 커지거나 암세포들끼리 둘둘 뭉치는 고형화 소견이 나타나면 언젠가 수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홍 씨는 “좋지도 않은 일인데 공개한 것은 제 사례를 통해 암이란 질병의 본질을 말씀드리고 ‘암세포=암’은 아니며 간유리 음영도 무조건 수술하기보다 기다려보는 게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19밀리미터이면 꽤 큰 것이다. 그러나 섭생의 관리로 3년 가까이 변화가 없었다는 제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간유리 음영이 있다고 말씀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유튜브를 통해 여러 차례 공개한 바 있다”며 “게다가 정말 생명을 위협받는 위중한 폐암 환자도 있는데 간유리 음영 정도로 동정받을 이유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홍 씨는 “저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러나 너무 염려하지 마시기 바란다. 잘 이겨내겠다”며 “제가 경험한 치료 과정을 다른 환자들에게 도움되기 위해 앞으로도 공유하겠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제가 비호감이라도 선의의 고백조차 왜곡해서 비난하진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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