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100년③]임시정부기념관 건립지, 흉물 될까 우려

by이정현 기자
2019.04.11 00:15:00

옛 서대문구의회 청자 자리에 예정
건물 방치돼 우범지역 가능성도
구청 "다시 현장 확인해 정리할 것"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예정지인 옛 서대문구의회 청사 옆 주차장에 생활쓰레기가 쌓여있다.(사진=이정현 기자)
사진=이정현 기자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하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예정지가 흉물이 되고 있다.

임시정부기념관은 오는 2021년을 목표로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산에 있는 옛 서대문구의회 청사 자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기념해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와 국가보훈처가 진행하는 국책사업이나 현재 예정지가 방치되고 있다.

지난 1일 이데일리가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예정지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구 청사 인근에는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가 널려 있었으며 건물의 유리창 등도 일부 깨져 있었다. 쇠사슬 등으로 출입문을 막아놓았으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법은 없어 자칫 우범지역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예정지 바로 뒤에는 한성과학고등학교 등 교육시설도 있다.

서대문구의회가 주차장으로 쓰던 공간을 이전과 함께 공개했는데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졌다. 이데일리가 방문했을 당시 굴착기 등 각종 중장비와 중형 콜택시 등이 주차되어 있었다.



건물이 방치 상태다 보니 근방을 지나는 주민을 비롯해 행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건립예정지 아래에 있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했던 일부 관람객이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예정지’라고 쓰인 팻말을 따라 올라왔다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철거 공사는 올 하반기에나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올 4월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미뤄졌다. 서대문구의회가 2017년 12월에 이전을 완료한 후 1년 넘게 빈 건물이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예정지’라는 간판을 달고 방치된 셈이다.

건물을 관리할 서대문구는 출입구를 폐쇄했으니 별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서대문구의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철거예정인 건물인 만큼 출입을 통제했으나 이후 관리가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구 차원에서 다시 현장을 확인해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시정부기념관은 설계공모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일어 차질을 빚었다. 참여했던 한 업체가 심사과정이 불공정했다며 정부가 1등을 한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 안된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일단락됐으나 기념관 건립위원회와 조달청, 보훈처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착공이 늦어졌다.

서대문 독립공원 쪽에서 바라본 옛 서대문구의회 청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예정지’라고 표시를 달았다. 현재 빈 건물로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사진=이정현 기자)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이 들어설 독립문 역 일대. 붉은 점이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예정지다. 안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와 한성과학고등학교 등이 인접해있다.(사진=네이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