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상희 기자
2017.11.05 06:00:00
외부 기고
임지운 마이리얼플랜 이사
[마이리얼플랜] 중국의 변화 속도는 무섭도록 빠르다. 우리나라가 VHS형식의 저장장치를 한참 애용할 때, 중국은 VHS를 건너뛰어 DVD로 빠르게 이동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주로 쓰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스마트폰을 꺼내 결재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현금에서 신용카드로 그리고 온라인을 거쳐 모바일로 가는 동안 곧장 모바일로 직행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보험에서도 빠르다. 전자상거래회사인 ‘알리바바’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견줄만한 위챗의 ‘텐센트’, ‘핑안(平安)보험’이 설립한 ‘중안(衆安)보험’은 이미 세계적인 보험 핀테크기업이 됐다.
중안보험은 일찍이 보험과 헬스케어서비스를 접목하여 급속도로 성장했다. 사실 이러한 융합 보험의 시초는 2012년 나타난 미국의 보험 스타트업 ‘오스카헬스’였다. 오스카헬스에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가입자가 목표 걸음 수를 달성했음을 확인하면 아마존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미국과 중국과 같이 손목 착용형 웨어러블기기를 통해 건강관리를 한 가입자에게 보험료의 혜택을 주는 상품이 등장했다. 이런 변화는 가입자들이 선제적으로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찍이 미국과 중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서 호평을 받고 있는 형태의 보험을 이제야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유연하지 못한 법과 규제라고 볼 수 있다.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웨어러블기기가 특별 이익의 제공 금지에 해당이 되는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불분명했던 것이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일찍이 핀테크와 함께 이를 세분화해 인슈어테크(Insure Tech)라는 용어로 정의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여왔다. 하지만 대부분은 현존하는 보험의 환경에서의 아쉬웠던 점에 대한 추가적인 서비스이지, 한계점을 극복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고객이 진정 원하는 형태의 보장과 원하는 시점에 딱 들어맞는 보험이 되지 못했고, 발전의 속도도 더뎠다. 상상 속에서는 헬스케어서비스의 접목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깊숙하게 파고 들어갈 만한 보험상품이나 서비스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와 이런 상상을 실행하려 하면 수많은 걸림돌을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 되었다거나 하는 단순한 전망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러산업과의 융합이나 똑똑해진 가입자들의 수준을 고려한 새로운 모델은 얼마든지 출현하여 발전이 가능하다. 다만 보험회사나 보험관련 스타트업 기업이 과감한 도전을 지원하고 응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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