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핵 제재 풀리는 이란 시장 기대한다

by논설 위원
2015.07.16 03:00:00

이란 대사관 앞 지나는 관계자 (사진=연합뉴스)
이란이 드디어 서방 국가들과 핵협상 타결에 합의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포함한 주요 6개국과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경제 제재를 해제 받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2년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폭로됨으로써 불거진 이란 핵 위기가 13년 만에 해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란은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1979년 회교혁명 이후 틀어진 관계를 다시 복원하는 역사적인 분기점에 서게 됐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협상 타결로 이란이 국제 에너지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게 됐다는 점이다. 천연가스 세계 2위, 원유 세계 4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천연자원의 보고(寶庫)이기 때문이다. 다른 광물자원도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풍부하다는 점에서 자원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란의 핵 협상 타결은 우리에게도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제2의 중동붐을 가져다 줄 활력소로 간주된다. 오랜 제재로 침체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이란이 그동안 미뤄왔던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면 주요 협력 파트너인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2010년 이후 이란에서 신규 수주가 끊어진 국내 건설사들과 2012년부터 수출이 전면 중단된 국내 자동차업계는 물론 석유화학·철강·기계·조선 등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란 건설시장이 내년에 1544억달러(약 176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는 해외건설협회 보고서도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협상 타결로 이제 세계의 눈은 북한으로 쏠려 있다. 미국 등 서구진영이 지금껏 이란과 끈질긴 협상을 벌인 끝에 타결을 일궈낸 것처럼 이제 남북한을 포함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이 함께 자리에 앉아 7년 이상 답보상태인 북핵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과 미개척 영역인 북한 인프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북한은 경제를 위해 핵을 포기한 이란의 경우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