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SK텔레콤 CEO에 '63년 생…젊어진 SK그룹

by김현아 기자
2014.12.09 03:40:58

젊어진 CEO들..석유화학, 통신 CEO 전격 교체
SK네트웍스, SK C&C도 교체..사업조정 가속화될 듯

[이데일리 김현아 정태선 김관용 기자] SK(003600)그룹이 이르면 9일 오전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CEO) 대거 교체를 통해 위기 돌파에 나선다. 그나마 실적이 좋았던 SK하이닉스(000660)를 뺀 주력 계열사 인적 쇄신을 단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할 때 지난 3년간 매출은 1.4% 줄고, 영업이익은 32.8% 하락하는 등 최태원 회장 수감 이후 총수 장기 부재에 따른 실적악화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정철길(61) SK C&C 대표이사 사장이, SK텔레콤(017670) 신임 대표이사로는 장동현(52) SK플래닛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이, SK C&C 대표이사 사장으로는 박정호(52) SK C&C 부사장(사업개발부문장)이, SK브로드밴드(033630) 신임 대표이사로는 이인찬(53) SK브로드밴드 부사장(마케팅부문장)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포함 시 SK그룹 지난 3년간 재무현황(출처: CEO스코어, 단위 백만원) 개별 보고서 기준


△SK하이닉스 제외시 SK그룹의 지난 3년간 재무현황 (출처: CEO스코어, 단위 백만원)개별 보고서 기준
SK이노베이션을 7년 넘게 이끌었던 구자영(67) 대표이사 부회장이 용퇴하고, 유공 원조 멤버인 정철길(61) SK C&C 대표이사 사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정 사장은 경남고, 부산대를 나와 1979년 유공으로 입사(종합기획부)해 1986년 석유개발사업(E&P) 담당, 1993년 원유트레이딩 기획팀장, 1998년 SK 구조조정본부 구조조정담당 상무, 2000년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인력팀장 상무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04년SK경영경제연구소를 거쳐 2008년부터 SK C&C에서 일해 왔다. 대표이사 교체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정유 수요 축소와 국제 유가 하락 속에서 이노베이션의 정상화에 어떻게 기여할 지 관심이다.

SK텔레콤을 3년 넘게 이끌었던 하성민(58) 대표이사 사장은 그룹차원의 ‘창조경제추진단’ 단장 역할에 집중하고, 신임 CEO로는 장동현(52) SK플래닛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부사장은 2011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 재직 당시 ‘4G LTE 전용요금제’ 등을 만들었으며,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SK플래닛에서 터키 도우시 그룹과 온라인 커머스 전문회사를 만들어 런칭하는 등 통신부터 인터넷 플랫폼까지 아우른 경험이 있다. 1963년 생인 장동현 CEO가 젊은 혁신성을 무기로 단말기 유통법이 안착하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SK텔레콤이 통신을 넘어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는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어떻게 기여할지 주목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도 이인찬(53) 부사장(마케팅 부문장)으로 바뀐다.

정철길 신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좌), 장동현 신임 SK텔레콤 대표이사(가운데), 박정호 신임 SK C&C 대표이사
SK네트웍스와 SK C&C 대표이사도 바뀔 전망이다. 문덕규(63)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은 2010년 SK E&S 대표이사에 이어 지난해부터 SK네트웍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시니어 급 CEO로 분류되면서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정보통신, E&C(에너지·자동차), 상사 등 주력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패션과 면세점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철길 SK C&C 대표이사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내정됨에 따라, SK C&C는 박정호(52) 부사장(사업개발부문장)이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호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룹에서는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알려져있으며,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을 인수했을 때와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인수했을 때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10월 말 김창근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한 CEO세미나에서 대규모 인사의 분위기는 있었다”면서 “CEO 교체 등인적 쇄신 이후에는 신임 CEO의 책임 아래 미래가 불투명하다면현재의 주력사업에서 철수하는 것까지 포함한 강력한 사업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