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로봇 산업화 조짐..정부는 중장기 지원해야"

by이승현 기자
2014.11.12 00:12:56

산업체·연구소 지적.."신기술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필수"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의료로봇 산업화를 하려면 현재 요소기술들이 응집하고 처음부터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심현보 마이크로의료로봇산업협의회 대표
심현보 마이크로의료로봇산업협의회 대표는 현재 기술개발 단계인 국내 의료로봇 분야가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려면 이 같은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협의회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의료로봇 상용화 기술개발과 시장진출을 목표로 산업체와 병원, 연구기관, 학계 등 유관분야가 모두 모인 단체이다.

현대중공업(009540)과 DK산업 등 42개 기업을 중심으로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의료기관 전문가들, 교수 및 연구원들이 참여한다. 심 대표는 검진로봇인 캡슐형 내시경의 제작업체 인트로메딕(150840)의 대표이사이다.

그는 “로봇에 필요한 각각의 기술들이 모여서 하나의 종합기술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인수합병 등을 통해)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과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시장규모가 받쳐줘야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남대 로봇연구소의 박석호 교수(기계공학부)는 의료로봇 분야가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정부의 중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개의 의료로봇이 시장에 나오려면 전임상시험(동물실험 등)과 임상시험을 거쳐 의료당국으로부터 효과를 인정받은 뒤 로봇의 내구성과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상 5~10년이 걸린다.

실제 전세계 의료로봇 시장을 장악한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사(社)의 ‘다 빈치’(Da Vinci)의 경우도 기술개발 이후 최종 임상허가를 받기까지 10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로봇은 일반 산업용 로봇에 비해 사전 검증기간이 긴 편이다. 이후 건강보험 급여적용 여부는 이와는 별개의 문제다.

박 교수는 “정부가 개발과정과 함께 상용화를 위한 시제품 제작, 임상허가와 인증 등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의료기기 인증에서 개발회사와 인증기관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법률에는 의료로봇에 대한 안전성 검증기준과 명확한 인증기관도 없는 상태다. 신기술에 대해 제도적 지원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로봇 중에서 의료로봇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이다”며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공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