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인터뷰]"돌쟁이 딸에게 '중국주식' 선물하라"

by성선화 기자
2014.04.08 06:00:00

중국 1위 보석업체 '주대복' 강추...중국의 '삼성·현대' 찾아 20년간 장기투자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뭔가 대단한 비밀이 있을거란 기대는 지나쳤다. 그를 만나면 중식 주식에 투자하는 ‘대박 비법’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중국 주식 1000만원이면 10년 후 강남 아파트를 산다’는 책 제목은 솔깃한 문구임에 분명했다.

최근 출간 한 달만에 1만권 이상 팔리며 재테크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른 정순필 저자를 한남동 모 카페에서 만났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워렌버핏’처럼 “20년 후에도 망하지 않을 것 같은 중국 주식에 투자하고 그때까지 절대 팔지 말라”는 결론을 내렸다. 20년 후 그의 목표 수익률은 100배다. 지금 투자한 3000만원이 20년 후에 30억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금 중국 주식 천만원이면 10년후 강남 아파트를 산다’의 저자 정순필
올해로 스물 아홉살인 정 작가는 첫 딸의 돌을 앞둔 ‘젊은 아빠’다. 결혼 2년차인 그가 주식 투자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진 것은 군대 제대후 복학해서다. 군 복무 때 ‘39세 젊은 부자’ 시리즈를 읽고 “나도 부자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중국 주식’ 신봉자가 된 것은 값비싼 수험료를 내고나서다. 대학생이었기에 큰 종잣돈은 아니었지만 5년동안 기술적 분석을 통한 트레이딩을 했다. 하지만 남는 것도 없이 심신이 피폐하는 ‘단타족(단기 트레이딩 매매로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생활을 청산하기로 했다.

그는 “전업 투자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결코 단기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때 이후 주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그가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중국 주식’이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기 시작하자,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 20년 동안 10배 이상 오른 국내 대기업 주식들은 이제 정체기다. 하지만 90년대 주가 급등기에 투자한 사람들은 대부분 엄청나게 큰 돈을 벌었다.

당시 국내 주식시장 개방과 맞물려 전세계의 자금이 급성장하는 한국 증시에 몰린 덕분이다. 정 작가는 “지금 중국 주식 시장이 과거 한국의 90년대와 똑같은 상황”이라며 “묻어두면 반드시 오를 중국 주식에 투자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가 중국 주식에 투자한 것은 3년 전인 2011년이다. 많은 종목도 아니다. 20년 후에도 망하지 않을 것 같은 5개 종목에만 투자했다. 그렇다면 그는 이 5개 종목을 어떻게 선정했을까.

정 작가가 가장 주목하는 시대적 흐름은 ‘저탄소 녹색산업’이다. 물론 국내에서 녹생성장 테마주들이 많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혁명에 대해 알고 있지만 너무 먼 미래로 치부하며 투자를 하지 않는다”며 “20년을 내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인 거대한 에너지 혁명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셈이다. 그 누구도 정확한 시기를 알려주진 않지만 석유 석탄 에너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전기차와 태양광 에너지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는 “문명의 발전을 즐기고 혜택을 누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그가 지금도 추천하고 싶은 종목으로 중국 태양광 업체인 ‘보리협흠에너지(폴리에너지)’를 꼽았다. 전세계 폴리실리콘 생산 1위 업체인 보리협흠에너지는 탄소 감축의 최고 수혜주라는 설명이다. 한 주에 380원인 보리협흠에너지의 최소 매수단위는 1000주다.

이외에도 미국의 워런버핏이 지분 10%를 가진 전기차 생산업체 ‘BYD(Build Yout Dream)’, 중국 최대 자동차보험회사 ‘중국 인민재산보험’, 중국 부동산개발 1위 업체 ‘중국만과’,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 등에 투자했다.
그에게 현재 투자한 종목 이외에 추천하고 싶은 기업을 물었다. 그는 자신있게 중국 1위 보석업체인 ‘주대복’을 꼽았다. 중국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보석 등 사치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3년전 3000만원으로 시작한 중국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40%정도다. 하지만 중국 펀드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불었던 ‘차이나펀드 버블’이 꺼지면서 반토막 난 중국 펀드를 지금도 팔지 않고 보유한 투자자들이 많다. 이들에게 중국은 생각도 하기 싫은 악몽과도 같다.

하지만 이는 중국 주식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감행한 ‘묻지마 투자’의 결과다. 지금도 중국 주식 시장은 외국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주식과 그렇지 않는 주식으로 나뉜다. 당시 중국 주식시장에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그동안 유통이 되지 않았던 비유통 주식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 때문에 주가가 폭락할 수밖에 없었던 수급 상황이 있었다.

정 작가는 “지금 중국 증시는 비유통 물량들이 대부분 소화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그동안의 변동성이 해소되고 대세 상승장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스로 중국 주식 투자의 최적의 타이밍을 잡았다고 자부했다.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도 많이 해 친구들과 그와 비슷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돌아오는 딸아이의 돌잔치에는 금반지 대신 중국 주식을 선물할 계획이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돌잔치때 맞춰 들어놓은 적금 만기 금액 200만원으로 투자할 생각이다.

아직은 젊은 20대 후반. 앞으로 먼 미래에 대한 그의 꿈에 대해 물었다. 그는 “중국인 통역사와 함께 중국 전역을 돌며 자국 주식에 투자하라는 강연회를 다니고 싶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그랬듯이 자국 시장개방으로 가장 먼저 혜택을 보는 사람은 발빠른 외국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