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현안이 법안 통과에 걸림돌이라구요? "

by김현아 기자
2014.02.13 01:28:35

2월 임시국회 앞둔 유승희 민주당 의원(미방위 야당 간사) 인터뷰
미디어법도 민생법.."여당은 일방적 양보 주장하면 안 돼"
공영방송 사장 청문회 등 일부 타협 가능...단말기유통법, 원안위 법등 관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민주당 간사인 유승희 의원이 미방위의 법안 가결률이 적은 이유가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반박하고 나섰다.

미방위는 지난 한 해 동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미방위는 창조경제 주도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미디어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를 맡는데, 19대 국회 출범 이후 법안 가결률이 2.4%에 불과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법’에 대한 여야 간 견해차로, 장장 4개월의 연말국회에서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유일한 상임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유승희 의원은 “해직언론인법이나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방지법(지배구조개선법)은 민주주의의 기초에 대한 문제로, 근원적으로는 민생에 대한 문제”라면서 “여당이 한 발짝 물러서면 (다른) 법안들도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야당의 일방적인 양보를 주장해선안 된다는 얘기다.

미방위에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원전 관련 법안, 미래 먹거리 산업 진흥을 위한 ‘우주산업개발진흥법’, ‘클라우드진흥법’,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비싼 스마트폰 출고가를 인하할 수 있는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 미디어 공정경쟁에 필요한 ‘유료방송 합산규제법’ 등이 산적해 있다.

미방위는 오는 14일과 18일 법안소위를 열고 2월 임시회 통과법률을 논의한 뒤, 법안 의결을 시도한다.

유승희 의원. 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edaily.co.kr
“사실은 책임소재를 따지고 싶지 않다. 여야를 떠나 민생법안은 반드시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데 이론은 없다. 해직언론인, 방송공정성 문제는 민주주의의 기초에 대한 문제이고, 근원적으로는 민생에 대한 문제다. 모든 국민의 알 권리나 사상이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이고 이는 여과없이 표현하고 보도해 줘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이 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는 강등됐다.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선진적인 나라였는데 말이다.”

“해직언론인과 관련해서는 법원에서 복직 판결을 받았다. 이제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법은 박근혜 대통령 선거 공약집 288페이지에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조항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아예 묵묵부답이어서 응답하라고 촉구하는 것이다. 사실 여당 내부에서도 남경필 의원이 발의한 ‘특별다수제(공영방송에서 일반 안건은 과반수 의결로 하지만, 이사와 사장 선임 등 특별 안건은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는 것)’법안도 있다.”

“야당의 관심법안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로 할 게 아니라, 해직언론인 문제는 국민대통합의 관점에서 대승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고 당장 특별다수제가 어려우면 (할 수 있는) 공영방송 사장 청문회 제도 도입 등부터 접근해 논의하자는 얘기다.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법은 우리 당에서도 유혹이 있다. 우리가 여당이 되면 곤혹스럽지 않겠냐는 것인데, 그런 문제를 떠나 방송의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언론인들의 고통이 더 커질 것이란 점도 고려돼야 한다.”

“의원들간 논의를 해 봐야 한다. 원전 관련 법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유료방송 합산규제법 등 중요한 법안들이고, 안전문제로 중요한 원전 관련 법 등은 잡고 늘어질 필요가 없다. 여당에서 처음부터 깔아뭉게고 우리 아젠다는 포기하라고 하니, 신뢰의 문제인데 진전이 안 됐다. 청와대나 새누리당이 최소한의 입법적 예의를 지켜야 한다.”

“신용카드 정보유출 사태로 정보통신망법 등 유출대책법안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방송법, 해직언론인법, 원안위법 등은 중요하다. 우선 미방위 민주당 위원들끼리 논의해야 한다.”

“당장 2월 통과는 어려울 듯하다. 국정원 관련 문제여서. 다만, 야당이 입법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들과 협의해 민간 시장을 키우면서도 국정원의 민간 업체 접촉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겠다. (이 법에 따르면 이를테면 KT(030200) 등이 국가기관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국가기관은 보안책임이 국정원이어서 사고 발생 시 국정원이 KT클라우드의 다른 고객사 정보까지 들여다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대한 대안으로는 국정원과 별개의 기관을 만들어 사고시 보고의무를 주고, 보안등급이 높은 것은 민간 기업과 분리된 클라우드(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대안 등이 제시된다.)

“삼성이 반대하고 이통사들은 찬성한다는 단순화된 구조로 보지는 않는다. 실제 소비자 이익이 중요하다. 기업들 이해관계보다는. 통신료 인하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005930)는 국내 시장 독식보다는 외국시장을 넓히는데 관심 갖기를 바란다.”

“여당도 해야 한다는 생각인 듯하다. 우리가 방송 공정성 법안에 목메는 것만큼. 미래부가 여당과 청와대에 이야기했으면 한다. 그쪽에서 한 발짝 물러서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사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보다 야당에선 이 법에 관심 갖고 있다. 다만, 2월 국회에서 관심 법안들이 한꺼번에 통과되기는 어렵다. 우선 논쟁이 가장 적은 법안을 중심으로 갈 것 같다.”